규제 명목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 생계형 자금이 급한 서민 가계와 영세자영업자들이 비싼 이자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반면,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 최고 수준의 예대마진을 챙겨 자금줄이 막혀 부담이 가중된 서민 가계와 달리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총 순이익은 1분기 4조5000억원, 2분기 5조5000억원 등 모두 1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하반기 접어들면서 3분기 수익은 애초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들의 영업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따라 서민 가계 대출 등 일부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규제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사상 최고 수준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금융데이터 전문분야 기업인 에프앤가이드(FnGuide)는 하나와 우리, 신한, 국민, 기업 등 국내 8개 주요 은행들과 금융지주사의 3분기 순이익은 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2005년 3분기보다 더 많은 것이다.
3분기 실적 급증은 지난 8월 중반 시행된 가계대출 규제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대출이 급한 서민들은 은행들의 높은 금리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7월(연 5.46%)보다 0.12%p 오른 5.58%로 나타났다.
올해 1~7월의 대출금리 상승폭이 0.16%P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엄청난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신규 저축성예금 금리는 연 3.76%로, 7월(3.79%)보다 낮아져 상당한 예대마진이 발생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서민 가계 고통은 가중되는데, 은행들은 이자수익에만 열을 올린 것”이라며 “은행의 공공성 측면을 더욱 강화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서민대출 등 사회 환원활동에 쓸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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