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불통즉통(不通卽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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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불통즉통(不通卽痛)

[중도마당]김기용 충남지방경찰청장

  • 승인 2011-10-03 13:27
  • 신문게재 2011-10-04 20면
  • 김기용 충남지방경찰청장김기용 충남지방경찰청장
▲ 김기용 충남지방경찰청장
▲ 김기용 충남지방경찰청장
동의보감에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방에서 쓰는 용어로 기가 원활하게 흐르지 않으면 몸이 아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표현이 일상생활에서는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된다'는 표현에 빗대어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기가 잘 통해야 아프지 않은 것은 우리 몸만이 아니라 언로(言路)로 소통하는 사회생활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언로가 막히고 왜곡되다보면 불신이 찾아오고 독단과 독선이 자리 잡아 사리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조직을 병들게 한다.

그만큼 소통은 예나 지금이나 가정이나 조직생활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아울러, 불통이 사회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회의나 토론, 간담회를 통해 참석자들이 말을 많이 하면 마치 소통이 잘 된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효율적인 의사소통은 말을 많이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소통은 상호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내용을 얼마나 충분하게 전달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효율적인 의사소통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즉, 상대방이 무조건 나의 주장에 동조해 주길 바라지 말고 나부터 상대방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진정한 소통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부부관계, 자녀관계, 친구관계, 직장이나 이웃관계, 심지어 SNS를 통한 소통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소통을 통한 효과는 1+1=2처럼 정형화된 단순 합이 아니라 10이 되기도 하고 100이 되기도 하는 예상외의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통의 진정한 힘이다. 조직의 리더가 소통의 중심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통제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소통의 방식도 하향식(Top-Down)에서 쌍방향, 수평적 방식으로 변화되었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소통방식인 소셜 미디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소통이 말처럼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마디로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힘들다고 한다. 왜 그럴까? 그만큼 인간관계가 어렵기도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조직 구성원간의 소통 부재가 깊게 깔려 있는 것이 아닐까?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경영진과 직장인 9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직장인의 65.3%가 조직에서 소통이 잘 안된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는 상명하복의 위계문화와 개인과 부서의 이기주의, 지나친 단기 성과주의가 소통의 장애요인으로 분석됐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는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지시와 훈계가 가족간 소통을 방해하고 벽을 쌓게 만든다. 부부간이나 자녀와의 관계 설정 역시 소통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이유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미래 경쟁의 초점은 조직의 구성원과 외부 조직 간의 효율적인 소통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소통은 이제 시대적 화두를 넘어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것이다. 또한, 소통은 조직 내부 구성원간은 물론이고 조직 외부와도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소통의 부재가 발견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을 하고 신속하게 처방을 해야 한다. 불통이 오래가면 무관심과 단절로 인해 고통스런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부터 소통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것이다. 소통부재의 원인을 상대방에게만 전가한다면 불통의 벽은 영영 허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소통의 달인은 아니더라도 불통의 대명사는 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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