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잿빛 경기전망, 비관만 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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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잿빛 경기전망, 비관만 해서야

  • 승인 2011-09-29 18:57
  • 신문게재 2011-09-30 21면
지역 기업들의 얼굴에 그늘이 짙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는 데다 관련 기관들의 전망도 회색빛 일색이기 때문이다. 대전상공회의소가 최근 3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준치(100)보다 낮은 98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28일 발표한 9월 BSI도 89로 나타났다. 모두 지역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으로, 유럽발 재정 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기업인들 사이에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 물가 불안, 소비 위축, 중소기업 자금난 등 악재가 겹겹이다. 대전상의의 조사를 보면 화학 전기·전자 조립금속 비금속광물 등 대부분의 업종이 BSI가 100 이하로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수출 회복이 기대되는 섬유와 의복·가죽, 내수용 음식료품 정도가 성장세를 전망했다. 기업들의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지역 기업들의 가장 큰 걱정은 환율상승에 따른 원화값 하락이다. 수입하는 원자재값 상승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 대부분이 중소업체들이다. 원화값 급락에 따른 거액의 환차손을 입게 되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지역 기업의 많은 수가 환율 변동에 따른 대비책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기업으로선 스스로 알아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위기의식을 가다듬고 치열하게 생존을 도모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다. 기업들이 느끼는 실물경기전망이 이토록 어두운데도 실물경제 대책엔 손을 놓고 있으니 답답하다. 소비 위축, 중소기업 자금난 가중 등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는 데도 실물경제 문제에 대해선 대응책이 안 보인다. 경제는 심리라는 게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배운 경험칙이다. 기업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게 지금 위기국면을 극복하는 첫걸음이다.

지방 정부도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더욱 늘림으로써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 현장의 애로를 귀담아 듣고 피부에 와닿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지역 경제의 주춧돌인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집도 온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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