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군 대흥면·응봉면에 걸친 예당저수지에 위치한 음식점의 어죽. |
여름날의 폭염으로 머리가 어지럽고 입맛이 떨어져 병든 닭처럼 힘이 없다면 예당저수지 주변으로 달려가 어죽 한 그릇 먹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이 펄펄난다. 예당저수지 주변의 어죽이 유명한 것은 저수지에서 갓 잡은 민물고기로 조리해 뚝배기나 양은냄비 등에 담아 내오는 전형적인 충청도만의 어죽 조리의 전통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예당저수지 주변 어죽이 원조라 불리는 것은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예당저수지 착공 당시 일본인들이 배정된 식량을 중간에 착복해 먹을거리가 부족해진 인부들이 지역민들이 즐겨 먹던 어죽의 조리법을 배워 주린 배를 채웠다고 한다. 그 맛이 좋아 예당 어죽은 입소문이 퍼져 어죽의 원조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광활한 예당저수지의 풍경을 바라보던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며, 맛난 어죽으로 원기도 회복해 보자.
예산=신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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