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헌 정치팀장 |
그런데, 일개 젊은 대변인의 움직임에 입담들이 무성한 것은 왜일까. 과민 반응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숨은 시나리오를 쓴다면 무궁무진할 듯 하기 때문일 것이다. 강 위원장은 염시장과 40년지기 친구다. 한때 정치적으로 등을 돌리기도 했지만, 최근들어 급속히 관계가 복원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고교 후배 권선택 국회의원은 이제 강 위원장의 숙원인 국회의원 6선고지에서 다시한번 극복해야할 무서운 적수가 돼있다. 권의원과의 대결에서 두번의 쓴 고배를 마신 강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만큼, 현직 광역단체장인 염시장의 보이지 않는 후원(?)이나, 최소한 그가 고춧가루(?) 뿌리는 일 만큼은 원치 않는다.
염시장 역시, 다음 지방 선거 출마 여부가 확정 지어지지 않고 있지만, 만약(?)을 대비하는 입장에서 '친박' 정서를 무시할 수 없는 장기적인 포석을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종의 상부상조다. 잠재적인 적수들을 '정리(?)'하기 위한 비책중의 하나라면 확대해석일까. 속칭 정치 9단들의 노림수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평소 같으면 신경도 쓰지 않았던 대변인의 움직임에 한나라당 소속의 박성효 전 대전시장, 자유선진당 소속의 권선택 대전시당위원장의 속이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염시장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대전시장 선거때마다 강력한 경쟁자들로 공천에서 때로는 본선에서 진검승부를 펼쳐왔다.
#권선택:결국, 이렇게 돌아가는 것인가. 염시장과의 인연을 넘어선 악연(?)은 언제까지 계속될까.(대전시장을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권 의원은 고비때마다 염시장이란 벽에 가로 막혀 시장 도전을 뒤로 미뤄왔다)
강창희의 마지막 도전? 그래서일까, 상대방은 좀 이르다 싶을 정도로 달려간다. 내가 당내외 문제로 좀 바쁜 와중에 여기 저기서 '빵 빵' 터뜨리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염시장의 대변인을 데려다 쓴다고? 그럼, 이제 총구는 나를 겨냥하겠군. 염시장과 쌍으로 덤비겠다?
문제는 상대방 보다 내 주변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데 있다. 참을성 많은 나에게도 요즘 돌아가는 것이 영 마음에 안든다. 당직사퇴도 했으니, 이젠 지역구에 매진해 '내가 국회의원이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겠다. 내가 누군가. 5선의 강창희를 두번이나 꺾지 않았는가. 좀 더 침착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염시장! 다음 시장선거에 또 나올 건가요?
#박성효:나를 향해 비수를 꽂았던 대변인을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쓴다고? 선봉에서 칼을 휘둘렀던 그를 내집 앞마당에다 데려다 놓는다고? 믿었던 강 선배(강창희 시당위원장은 박성효 전 시장의 고교 선배이다)가 상의 한마디 없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나와 이완구 지사, 이번 총선에서 함께 삼각편대로 나서보자고 할 때는 언제고. 아직도 지난 선거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정치란 이런 것인가. 정치의 이런 모습이 정말 싫다. 강선배, 아무리 다급해도 그렇지, 친구와 후배 중 누구 편인가요?
#지난 27일:한나라당 당직자 임명식에 참석한 홍 대변인. 좀 과장하면 트로이의 목마만큼이나 큰 중년의 덩치. 그 몸안에서 언제 어떤 정치 시나리오들이 기어나올까. 아니면, 정말 순수한 자신의 인생 선택이었을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까? 앞으로 그의 손에 의해 다듬어질 한나라당 대전시당의 대전시정을 향한 논평과 성명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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