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자제품을 구입한 이유선(29·대전 서구 둔산)씨는 해당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어 사용법에 대한 동영상을 볼 수가 있었다. 종이로 된 설명서가 이해하기 어려운 반면에 QR코드를 통한 동영상 설명은 이해하기도 쉽고 재미도 있었다는 게 이씨의 대답이다. 이씨는 이젠 광고전단지나 신문 안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해가며 새로운 콘텐츠를 살펴보는 게 취미가 됐다.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국내에서도 새로운 콘텐츠 인식 매개체인 QR코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식 매체의 한계점을 해소할 새로운 미디어형태인 셈이다.
사전적 의미로 QR코드는 흑백 격자 무늬 패턴으로 정보를 나타내는 매트릭스 형식의 2차원 바코드로 알려지고 있다.
▲ 자신의 감성소통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문답형 설문. |
이같은 QR 코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comScore'가 미국 내에서 실시한 QR코드 이용상황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QR코드 이용자 가운데 49.4%가 잡지나 신문에서 QR코드를 스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제품 포장지 35.3%, PC웹사이트 27.4%, 포스터 및 전단 23.5%, 명함 및 브로셔 13.4%, 매장 12.8%, TV 11.7% 순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 잡지를 비롯해 신문 등 인쇄매체에서의 QR코드 접근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QR코드 이용자의 절반 이상(58%)이 집에서 QR코드를 스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점 39,4%, 식료품점 24.5%, 레스토랑 7.6% 등 실제적인 구매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QR코드가 이용되고 있는 상황.
QR코드는 인쇄매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표현의 한계를 해소시켜주면서 기존 인터넷 매체의 영역으로까지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어 '손 안의 콘텐츠 바구니'로도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QR코드 적용에 대한 인쇄매체의 시도는 끊이질 않고 있지만 QR코드 이용에 한계가 뒤따른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전홍민(45ㆍ대전 동구)씨에게는 QR코드는 새로운 디자인의 코드일 뿐이다. 전씨는 “오히려 시선이 분산되고 왠지 묘한 느낌이 드는 기호같다”며 “스마트폰이 없으면 볼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한다는 불편함 이외에도 단순히 영상콘텐츠를 연결하는 등 기초적 수준의 활용이 오히려 QR코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낳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본보 8월 31일자 5면에 보도된 ''감성소통' 즐거운 직장 通했다'기사와 함께 게재된 QR코드는 자신의 감성소통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
이날 같은면에 보도된 '전국 고급아파트 돌며 5억 털어'기사와 함께 게재된 보도사진 역시 본보의 제안에 따라 대전경찰청이 QR코드판을 마련,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 및 CCTV 동영상을 제공하는 등 QR코드 활용에 대한 실험적 보도를 제공했다.
이런 가운데 QR코드의 활용은 멀티미디어의 과도기적 형태로도 인식된다.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하지만 향후 도구가 필요없는 미디어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 본보의 제안에 따라 대전경찰청 브리핑에서 QR코드판을 마련,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 및 CCTV 동영상이 보도사진 속 QR코드로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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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멀티미디어를 구현하기 힘든 곳에서 미디어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QR코드이며 이를 통한 정보 각인 효과가 크다”면서 “이 역시 광고시장과 밀접해 일단 광고주들의 눈에 들어야 하며 또한 공간제약이 없는 인터넷 상에서의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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