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방자치 이후 지방정부가 비대해지면서 여러 분야에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방정부 내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쇄신하고 지방의회의 인사검증장치라 할 수 있는 인사청문회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시스템은 어느 조직, 어느 기관을 막론하고 그 조직과 기관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요소로 꼽힌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여기서 연유한다. 능력 있는 인사가 제 자리를 찾아갈 때 누구나 승복하고 또 그 조직은 융성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때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인사시스템의 투명성과 객관성도 이런 차원에서 논의돼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식자층에서는 지방자치 이후 자치단체 고위직 및 산하기관장 인사가 대부분 단체장의 일방적인 인사로 이루어져 왔다고 비판해왔다. 단체장의 당선에 공을 세운 인사를 앉히는 경우가 많았고 무엇보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가장한 밀실·정실인사로 흐르는 경향을 보였다는 게 그간의 지적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지방정부의 조직이 비대해지는 경향 속에서 산하기관의 인사범위도 커지면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대전참여연대의 지적대로 시민들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인사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지금의 인사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체장의 인사권에 개입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근거한다는 측면 때문이다. 중앙정부의 고위층에 실시되는 인사청문회를 지방정부도 도입해보자는 주장은 그래서 타당성을 지닌다고 여겨진다.
인사청문회제도는 일종의 인사검증장치로 어떤 자리에 추천된 인사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에서 시민들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적어도 밀실인사라는 비난은 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주민자치라는 지자제의 본뜻과도 상통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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