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구]전국적인 단전(斷電) 사태의 교훈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인구]전국적인 단전(斷電) 사태의 교훈

[기고]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13·15대 국회의원

  • 승인 2011-09-26 14:18
  • 신문게재 2011-09-27 20면
  •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13·15대 국회의원
▲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13·15대 국회의원
지난 15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소위 순환단전형식으로 주요 대도시에 걸쳐 예고 없는 단전이 감행됐다. 계절적으로 전력사용 피크타임인 혹서기 여름철이 지나가고 입추·처서가 지난 때인지라 한전에서는 가동 중이던 발전기 몇 기를 가동 중단시키고 안전점검에 들어갔는데 예상과는 달리 가을 늦더위가 심해 전기사용량이 급격히 상승하여 예비 전력이 한도 이하로 급강하 되어 부득이 취해진 전국적인 조치였다고 한전 당국은 해명하고 있다.

① 전국적 순환단전을 했으면 왜 사전에 예고하지 못 했는가? ② 제대로 예고했었다면 단전으로 인한 피해는 동요 없이 예방할 수 있었지 않았나? ③ 단전 이후에 일고 있는 천문학적 배상청구소동은 예방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④ 발전용량이 부족한 상황하에서 혹서로 인한 급격한 전기사용이 문제였는데 왜 그 난중에도 비상발전이 예비된 대형 고수조(高水槽)양수발전과 화력발전소도 긴급발전을 하지 못했는가? ⑤ 예고도 단전 이전에 해야지 단전 이후에 해명해봐야 정보매체인 TV가 꺼진 상태에서 주민생활은 더욱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지 않았나? 등의 의문점이 생긴다.

나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유성구 노은동 리슈빌 아파트)에서 저녁식사를 하다가 단전을 겪었다. 우선 촛불을 켜고 고층아파트에서 동네를 살펴보니 우리 아파트 뿐만 아니라 그 지역 전체가 단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바로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왜 자동으로 비상발전이 안 됩니까?”

“전력관리상 자동 비상발전을 수동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빨리 수동으로 비상발전을 해 주세요.”

비상발전은 가구당 거실에 준비된 한 개의 비상백열등이 켜지고, 계단의 비상등이 켜지고 엘리베이터가 정상으로 가동되고, 수돗물이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다.

TV, 각종 가전기구(냉장고, 세탁기, 전열기, IT기기 등)는 비상발전기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발전기용량한계)

촛불 아래에서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 하세요” “전기가 끊겨서 수돗물이 안 나오는데요” “수조가 옥상에 있으니까 수돗물은 나올 거예요.” 결과적으로 비상발전이 가동된 것은 정전 5분 뒤의 일이다.

정전 이튿날 나는 우리회사가 최근에 지은 아파트의 정전사태이후 비상발전상황에 대하여 점검해 보았다. 전국적으로 산재한 아파트단지는 총 23개 단지였는데 실상 그 절반인 11개 단지만 단전이 되었고 12개 단지는 단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전된 11개 단지 중 내가 살고 있는 리슈빌 1호는 이미 관리일체가 주민자치로 넘겨진 후인지라 자동장치를 수동장치로 임의로 바꾼(절전)뒤였지만 정전이후 5분 만에 수동으로 자가발전을 했던 것이며 나머지 10개 단지는 자동으로 자가발전이 이루어져 큰 혼란은 없었다. 과거의 옥상수조형이 지하수조형으로 변경되고 있는데 부스터펌핑(booster pumping)장치로 비상발전기시스템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이번 정전사태에도 정상으로 가동되었다고 한다.

우리집에는 두 개의 에어컨이 있는데 올 여름 동안 절전(전기요금절약)차원에서 플러그를 빼고 한 번도 가동한 일이 없다. 나는 이번 정전사태 이후 밀어닥치는 손해배상청구러시를 보며 한전과 정부에도 큰 문제가 있지만 전기천국에 사는 주민(국민)도 반성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단전현상이 벌어진 다음날의 기상(폭서)은 단전한 날보다는 조금 누그러졌는데, 그 날의 전기수요는 전날보다 더 심한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의 쓰나미사고와 6개의 원전사고로 일본 동경은 절대적 전력부족사태를 극복해야했다. 각 지방의 전력을 도쿄으로 송전하려 했지만 송전계통이 따로따로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장치를 바꾸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리고 비용이 수조원 이상 들어야 한다) 일본정부와 관동지구 전력공사는 부득이 도쿄 일원의 대대적 절전운동을 시민에 호소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평상시의 15% 절전운동이며 순차적 단전방식이었다.

지역별로 1일 2시간 단전제이다. 단전은 교통신호등, 관청, 병원, 공장 등 가리지 않는다. 이 운동 전개후 시민의 협조(고통분담)로 15% 절전운동이 20%절전효과를 보았다는 보고다. 요즘도 도쿄는 반 암흑사회라고 한다. 자연히 자가발전기 주문이 쇄도해서 순식간에 일본의 자가발전기가 동이 났다. 가까운 한국에서 값을 부르는 대로 주며 사갔다. 한국은 자가발전기 특수의 재미를 보았다고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