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석]나노-바이오 융합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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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석]나노-바이오 융합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사이언스 칼럼]권희석 기초연 선임연구원

  • 승인 2011-09-26 14:04
  • 신문게재 2011-09-27 21면
  • 권희석 기초연 선임연구원권희석 기초연 선임연구원
▲ 권희석 기초연 선임연구원
▲ 권희석 기초연 선임연구원
축구팬들은 2014년하면 아마도 브라질 월드컵을 가장 먼저 떠 올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도 또 한가지 중요한 사건이 있다. 바로 2014년은 세계 최고 성능의 전자현미경이 우리나라에 설치되어 첫 가동이 이뤄지는 해이기도 하다.

현재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설치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약 2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전자현미경을 보유하게 된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하여 보듯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과학기술이 국가 경제 발전을 선도함은 물론 전세계에 우리의 위상을 제고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척박한 연구 환경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이 땅의 과학자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땀과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최첨단 연구장비들이 적절한 시기에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그 중에서도 미세한 연구 대상에 대해 고해상도로 형태와 구조는 물론 구성 물질까지도 분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이 대표적일 것이다.

최근 나노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전자현미경의 용도는 반도체 분야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과학기술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나노 신소재의 개발을 통하여 이들 물질을 생명공학 및 의학·의공학과 접목시키려는 다양한 융합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융합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성능 전자현미경의 역할과 필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음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주사전자현미경을 제외한 투과전자현미경의 수만을 고려해도 국내의 대학 및 연구소, 산업체에 약 300대 이상 도입됐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연)이 2004년에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은 현재 세계적으로도 약 30여대 정도만 설치되어 있을 정도의 최첨단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즉, 에너지 여과장치를 장착해 0.12 nm(1나노미터=10억분의 1 m)의 분해능과 연구에 사용되는 시료를 ±60°까지 회전시킬 수 있어 원자수준의 3차원 구조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도입 당시에는 국내 사용자 그룹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학문 분야에 걸쳐 모두 활용이 가능하도록 다목적 공동연구장비로 제작되어 운영하였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국내 사용자 그룹이 활성화되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재료 및 물리학 기반으로 설계된 기존 장비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장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뇌과학을 비롯한 의학 및 생명과학과 나노-바이오 융합연구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생체 내 물질에 대한 3차원 구조 연구를 Å(옴스트롱, 0.1 nm) 수준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첨단 전자현미경에 대한 추가 도입이 시급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초연구원은 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에 이어 세계 최초로 맞춤형 의생물 전용 전자현미경 시스템인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하에 장비가격만 약 2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올해부터 시작하여 2014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은 기존 장비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기능을 장착하게 된다.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첫째 가속전압 1000~1250 이상으로 시료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투과력을 극대화 하였다. 둘째는 단백질과 같은 생체 물질을 손상없이 원래 모습 그대로의 구조 분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크라이오(cryo)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크라이오 시스템은 극저온 상태에서 시료의 관찰이 가능하도록 한 장치로 단백질의 경우 약 3Å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다. 셋째는 시료 회전 능력의 강화이다. 기존 장비와 달리 ±70°까지 시료를 정밀하게 회전시키는 것이 가능하여 3차원 구조 복원 시 정보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는 생체 시료에 대한 콘트라스트를 증강 할 수 있도록 하여 별도의 염색 과정 없이도 관찰이나 분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내장형 에너지 여과장치와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하여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슈퍼 바이오 전자현미경의 설치가 완료되어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국내에는 국가적 대형 공동연구장비로써, 기존 '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과 함께 두대의 차별화된 기능의 최첨단 전자현미경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나노과학 및 나노·바이오 융합연구 분야에 있어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국내 연구력의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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