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국내최고 '개량궁 달인'

자타공인 국내최고 '개량궁 달인'

활 연구 20여년 한우물 전 세계로 수출됐으면… 영화 '최종병기 활' 인기 우리것 우수성 알려 흐뭇

  • 승인 2011-09-25 14:31
  • 신문게재 2011-09-26 4면
  • 이은미 기자이은미 기자
[중도 60년 희망 60인 릴레이 인터뷰] 14. '송무궁' 대표 박도민 명인

▲ '최종병기 활' 영화에 나왔던 청나라 활을 당겨보는 박 명인. 청나라 활에 비해 우리 활이 크기는 작지만 정확성과 안정감 면에서 그 어느 나라 활보다 강한 활이라고 자부한다.
▲ '최종병기 활' 영화에 나왔던 청나라 활을 당겨보는 박 명인. 청나라 활에 비해 우리 활이 크기는 작지만 정확성과 안정감 면에서 그 어느 나라 활보다 강한 활이라고 자부한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전국관객 600만명을 넘어선 영화 ‘최종병기, 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든 ‘남이’의 활, 청나라 명장 ‘쥬신타’가 겨눴던 활은 모두 대전의 개량궁 생산 전문업체인 ‘송무궁’의 활이다.

‘송무궁’의 대표 박도민(65) 명인은 “영화를 통해서 젊은이들이 우리 활의 우수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물소뿔과 인조각(角), 카본, 대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송무궁의 활은 박 명인이 20여 년간 연구해서 만든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개량궁. 국내의 궁사들은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

개개인의 활 쏘는 힘에 맞춰 맞춤식으로 활을 만드는 박 명인은 고향 금산에서 뛰놀던 어릴 적부터 활을 꿈꿨다. 마을 어르신들이 활터에서 활 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커서 활을 쏴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지만 그 어릴 적 꿈은 잊혀 졌고, 고향을 떠난 박 명인은 전남 나주에서 농기구 공장을 운영했는데, 아이들의 학교 때문에 광주로 주거지를 옮긴 후 아침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생각하다 어릴 적 꿈이던 활쏘기를 떠올렸다.

1988년 활쏘기에 입문한 박 명인은 이후 활 예찬론자가 됐다. 사고로 다친 허리 때문에 늘 요통에 시달렸는데, 활을 쏘면서부터 나아졌고 궁도 입문 1년 후부터는 요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의 모양과 촉감, 탄력을 근접시킨 박도민 명인의 개량궁은 다루기 어려운 각궁의 단점은 줄이고, 정확성과 안정감은 높인 활이다. 전통 활을 계승한 개량궁 만들기에 고집스레 도전해 이제는 국내·외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사진은 박 명인이 제작한 물소뿔 개량궁)
▲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의 모양과 촉감, 탄력을 근접시킨 박도민 명인의 개량궁은 다루기 어려운 각궁의 단점은 줄이고, 정확성과 안정감은 높인 활이다. 전통 활을 계승한 개량궁 만들기에 고집스레 도전해 이제는 국내·외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사진은 박 명인이 제작한 물소뿔 개량궁)
그 때부터 박 명인에겐 또 하나 목표가 생겼으니 그건 자신에게 꼭 맞는 활을 만드는 것이었다. 좀 더 활을 잘 쏘기 위해, 더 편하게 쏘기 위해 시작한 활 연구와 활 만들기가 새로운 인생을 연 것이었다.

그렇게 1989년부터 개량궁을 연구하기 시작한 박 명인은 여러 가지 재료와 방법으로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량한 활을 만들었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고집스럽게 활 연구에 매진한 끝에 1990년대 초부터 박 명인이 만든 개량궁은 모든 궁사들이 찾는 인기 활이 됐고 광주시에서는 박 명인의 개량궁 전시공간을 따로 마련해주기도 했다.

1999년 고향 금산과 가까운 대전으로 옮겨온 박 명인은 개량궁 연구에 박차를 가했고 15년 전부터는 둘째 딸 선미(36)씨가 개량궁 제작 기술을 전수받고 있어서 더 든든하다.

“수 십 가지의 다양한 활을 만들고 있는데, 아직도 내 마음에 드는 활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서 더 좋은 활을 만들어야지요.”

중국, 몽골 등 동남아시아 30개국으로의 수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 활도 수출하고 우리의 활 문화도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박 명인의 소망이 더 멀리 뻗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송무궁’ 박도민 명인은?

1988년 궁도 입문 후, 1989년엔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을 바탕으로 한 개량궁을 만들기 시작했다. 개량궁 생산 전문업체인 ‘송무궁’을 만들어 탄성이 좋으면서도 충격은 덜한 개량궁을 본격적으로 생산, 궁도인구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

전통 활을 계승한 개량궁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사)대한명인회’로부터 ‘명인’ 인증을 받았으며 박도민 명인이 설립한 ‘송무궁’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으로부터 품질인증업체로 지정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활을 수출하면서 우리 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