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민]'곰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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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민]'곰 새끼'

[중도프리즘]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 승인 2011-09-22 18:32
  • 신문게재 2011-09-23 21면
  • 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 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 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얼마 전 TV에서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에 곰에 관한 이야기가 방영 된 적이 있다.

후각과 청각이 매우 발달한 곰은 개체에 따라 그 크기나 형태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특히 수컷 100~150㎏, 암컷 65~90㎏ 정도다. 짝짓기와 출산 시기는 대충 서식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시베리아에서는 6~7월에 짝짓기를 하고 12월 하순부터 이듬해 3월 하순에 출산을 많이 하며 새끼는 평균 1~2마리 정도 낳는다.

겨울시작을 전후로 해서 바위동굴이나 나무뿌리밑구멍을 찾아 동면에 들어가며 최소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긴 겨울잠에 들어간다.

동면 첫 달에는 얕은 잠을 자고 첫 달 이후로는 깊은 잠에 들게 되지만, 먹을 것이 적어 지방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곰들은 긴 겨울 내내 먹이를 찾아 산속을 다니면서 지방을 축적 해야만 한다.

또 곰은 야행성이지만 시기에 따라 낮에 섭식활동을 하기도 하며 식물성 먹이를 선호 하며 과일 도토리를 특히 좋아 한다. 나무에 홈을 내어 위로 나무에 오르는 것을 좋아 하며 때로는 발톱을 이용해 나무껍질을 벗겨서 수액을 먹기도 한다.

곰은 새끼를 낳은 후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강제로 독립을 시키려고 무단히 애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새끼 곰은 자꾸 어미 품을 떠나려 하지 않는데 어미가 강제로 모자의 정을 끊고 새끼를 내쫓아 홀로 살아가게 하려고 한다. 그러면 새끼는 그때부터 어미와 형제들을 떠나 산속에서 독자적인 독립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같이 곰도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독립시켜 홀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게 만드는데, 하물며 기업에서 보면 유능한 부하는 될 수 있는 한 자기가 끝까지 데리고 있으려 하고 놓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유능하다고 소문난 사원일수록 상사와 함께 근무처를 변경하는 예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혹시라도 그러한 사원을 다른 부서로 순환 보직시키려하면 온갖 핑계를 대는 것은 물론 나중에 급하면 협박까지 해 자기부서 에 두려고 한다.

이러한 상사 밑의 유능한 부하직원은 새끼줄에 매달린 돌멩이처럼 몇 년 같이 끌려 다니다 보면 폭넓고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하고, 한 두 가지 일밖에 해 보지 못해 그 일 외에는 제대로 아는 것이 없어져 왕년의 유능한 사원이 급기야는 무능한 사원으로 전락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그 상사는 모든 것을 부하에게 의존하다 보니 그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마치 건전지가 떨어진 장난감 신세가 되어 버린다. 건전지 역할을 하던 부하가 결근이라도 하면 그 날은 차라리 그도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조퇴를 해야 만하는 심정이다.

곰이 새끼를 독립시키는 것, 그것은 언젠가 먹이가 귀해지면 같이 굶어 죽는 것을 면하기 위함이라는데, 자기가 편하기 위해 유능한 부하를 계속 자기 밑에 붙잡아 둔다면 어느 시기가 지나면 헤어지지 않은 곰과 같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자기의 업무, 그것이 좀 각광을 받는 업무면 될 수 있는 한 자기 부서에서 놓치지 않으려 한다. 특히 윗사람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자주 묻는 어떤 업무가 있다고 하면 그 일의 진행사항을 자주 보고하는 것 자체를 자기 윗사람과의 연결고리로 생각하고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놓지 않으려 한다.

또 사업이 커져서 이제는 사업부나 독립된 회사로 분리하는 것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가 있음에도 이러한 절차가 개인의 인사상의 이익과 직결되지 않을 때에는 상당한 저항에 부딪히는 예를 많이 봐 왔다.

문제 사원, 골치 아픈 업무, 적자 내는 사업은 곰 새끼 내쫓듯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계속해 끼고 있다가 같이 굶어 죽는 우둔함은 현재 우리사회에서 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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