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업단지 내 수출기업 대표 A씨는 최근 미국의 더블딥(이중 침체) 위기와 유럽지역 재정위기 등으로 '좌불안석'이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A씨는 “그리스 사태에 이어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까 우려된다”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유럽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해외시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걱정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재정위기로 인해 지역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들은 미국ㆍ유럽지역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해외 각국에 이에 따른 여파가 확대돼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 및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지역의 경우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편으로, 이들 지역의 경기침체와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무역협회의 올해 상반기 대전지역 주요국별 수출동향에서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16.5%(3억3100만 달러)로 중국(19.1%, 3억83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지역에는 상반기에 3억 달러를 수출하며 전체 수출 비중의 15.0%를 기록했다.
또 충남지역의 경우 상반기 미국과 유럽의 수출 비중이 각각 7.1%(20억2600만 달러), 7.2%(20억5400만 달러)를 차지하며 국가(권역)별 순위에서 5위 안에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수출 기업 등 국내 경제의 불안도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기호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지역 재정위기로 인해 지역에서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와 LCD의 가격이 다소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전ㆍ충남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다”면서 “지역의 경우 수출품목 다변화와 수출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의 재정위기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유럽지역의 산업수요 감소를 우려하며 시장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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