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과 다른 '독립'은행임을 강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금융당국 수장까지 전면 지원에 나서면서 이틀 만에 진정세를 보이는 형국이다.
하지만, 대전저축은행 등 잇따른 영업정지 사태를 직접 목격한 만큼, 오랫동안 쌓인 불안과 불신을 없애기에는 여전히 역부족하다.
▲예금인출 진정 국면=20일 오전 토마토2 대전지점은 비교적 한산했다. 모회사의 영업정지 후 첫날이었던 지난 19일 오전 10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몰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는 26일까지 대기표가 모두 마감된 전날과 달리, 이날 대기표를 받는 고객의 줄은 현저히 줄었다. 이미 상당수의 고객이 대기표를 받아 갔기 때문이지만, 영업정지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대전지점 관계자는 “어제는 100억원 정도의 예금이 빠졌지만, 오늘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토마토2의 예금 인출 규모는 320억여원으로, 전날 450억여원보다 현저히 줄었다.
▲영업정지 막기 안간힘=이날 토마토2 대전지점은 간판을 바꿨다. 기존에는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을 사용했지만, '토마토와 저축은행' 글자 사이에 '2'자를 넣었다. 모회사와 별도로 경영되는 독립은행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간판뿐만 아니라, 전날과 달리 은행 입구에서부터 영업장 곳곳에 부착한 안내문을 비롯한 각종 홍보물에도 '토마토2저축은행'을 사용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차동구 토마토2저축은행장 등도 대전을 찾아 고객들에게 호소했다.
대전지점을 방문한 권 원장은 “토마토2는 금융당국의 경영진단 결과, BIS 비율이 6.26%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현명하게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차동구 행장은 “5000억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우량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믿고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불안과 불신은 여전=하지만, 깊이 박힌 불신과 불안을 쉽게 떨쳐내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우선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이 만만치않다.
만년동에 사는 조모(51)씨는 “아무리 설명해도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연초에도 더 이상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없다고 해놓고, 벌써 몇 번째냐”며 “차라리 안전한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안감도 마찬가지다. 임모(43·정림동)씨는 “은행의 설명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영업정지된 은행들도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예금인출 자제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00만원을 예금한 주모(62) 씨는 “가만히 있으면 본전도 찾고, 이자도 받을 수 있고, 법적 보호도 받는데, 너무 휩쓸리는 것 같다”며 “다른 고객들이 너무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돈보다 그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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