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섭]컨버전스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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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섭]컨버전스의 그늘

[수요광장]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 승인 2011-09-20 16:14
  • 신문게재 2011-09-21 21면
  • 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 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 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컨버전스(convergence)란 여러 기술이나 성능과 기능을 하나로 융합하거나 합치는 것을 의미하며 IT(Imformation Technology) 분야는 물론 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컨버전스로 크게 유선과 무선의 통합, 통신과 방송의 융합,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등 3가지로 나누어진다. 휴대폰은 유무선 통합의 대표적인 예로 이동전화의 기능은 물론, 디지털카메라와 MP3, 게임, 방송 시청, 금융 업무의 기능을 한데 갖추는 등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유선의 광대역성과 무선의 이동성을 갖춘 와이브로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방식의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DMB의 실현으로 휴대폰과 차량용 리시버 등을 통하여 이동 중에도 방송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도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쇼핑, 교육, 출판 등 양방향이 가능한 많은 산업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IT와의 융합을 통해 기계산업에서 전자산업으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는 전자업체와 손을 잡고 IT기기와 소프트웨어 전자 부품을 제품 내부에 장착하고 있으며, 특히 그린 IT기술 및 각종 소재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하여 연비 감소에 주력하고 있다.

빌딩을 포함한 건축물은 자동화·정보통신·사무자동화 기술의 통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첨단 빌딩은 IT와 GT(Green Technology)의 컨버전스를 통해 전기·조명·냉난방·소방·경비·보안·승강기 등이 자동화시스템에 의해 통일적으로 통제되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절약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이처럼 산업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획기적인 고객 만족의 증가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디지털 산업 밖에 있던 기업에도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여러 기능의 융합으로 인한 복잡성으로 사용할 때의 많은 혼란과 원인을 찾기 힘든 고장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최근 필자는 집에서 개별적으로 사용하던 인터넷, 유선전화, TV를 통합상품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통일된 서비스와 경제성으로 인해 상당히 만족하며 사용하던 중에 갑자기 TV 수신이 되지 않았다. 전화로 신고를 하려고 하였으나 전화도 불통이었고 인터넷마저 함께 장애가 일어났다. 통합상품이 모두 연결 되어 있어 동시에 고장이 난 것이다.

자동차 첨단 장치로 인한 급발진 사고는 어디가 잘못된지도 밝히지 못한 채 생명을 앗아가는 또 다른 그늘을 낳고 있다. 또한 빌딩의 자동화시스템은 효율적이지만, 고장이 났을 경우 개별시스템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자동장치는 수동장치보다 편리하지만 고장이 났을 경우 상호 연관성으로 인한 파급 효과가 지대하여 피해가 클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자동화의 목적을 운영비 절감에만 중점을 둘 경우 적정운영인력의 감소로 인해 위험 상황 발생시 대처가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지난 15일 전국적으로 전력대란이 일어났다. 책임은 물론 한국전력에 있지만 전력 중단 시 일정 시간 동안 비상 운영해야 하는 것은 각 건물 운영자의 몫이다. 가령 승강기의 비상 운전을 위한 비상 발전기의 가동은 운영자의 책임이다. 그러나 많은 빌딩에서는 비상전원이 가동되지 않아 상당한 피해가 있었다. 최소한의 인력조차 자동화를 이유로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컨버전스는 다양한 산업에서 검증된 기술을 창조적으로 재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효과적인 혁신 방안이다. 우리는 이러한 컨버전스에 만족과 편리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 드리워진 그늘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작은 그늘은 비상시에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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