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가운데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대전 서구 둔산동 토마토2 저축은행에도 19일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손인중 기자 |
“아무리 정상이라고 해도 이제 믿을 수 없다”, “돈을 인출하면 결국 다 같이 망하는 것이다.”
모기업인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결정 첫날째인 19일 토마토2저축은행에 예금인출이 속출하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측의 해명에도, 이날 하루 대전 둔산지점에 10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불신을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올 초부터 계속된 저축은행 '학습효과'에 따라 일부 고객을 중심으로 '예금인출=자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19일 금융감독원 대전지원과 토마토2저축은행 대전지점에 따르면, 이날 영업종료까지 인출된 금액은 인터넷거래(10억여원)까지 포함해 모두 100억여원이다. 전국적으로는 모두 450억여원이 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모기업인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발표되자, 토마토2 대전 둔산지점에는 영업시간 전부터 수백여 명의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 측은 원활한 업무를 위해 하루 300명의 고객을 받기로 하고, 대기표를 나눠줬지만, 문을 연 지 1시간여만에 대기표 650장이 소진됐다.
도모(53·변동)씨는 “회사에 잠깐 들렀다가 달려왔는데, 순서가 내일모레”라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리니까 돈을 꼭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월평동에서 온 정모(49) 씨는 “이제는 도무지 믿음이 안 간다. 더 이상 영업정지가 없다던 정부는 물론이고, 재정상태가 빵빵하다는 은행 말도 못 믿겠다. 당장 돈을 달라”고 말했다.
영업장이 고객들에 의해 완전히 장악되자, 지점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정상'을 강조했고, 직원들 역시 곳곳에서 불안감 잠재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고객들은 예금인출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둔산동에 사는 최모(51)씨는 “돈을 계속 인출하면 사태가 악화돼 결국 다 같이 돈을 잃을 수도 있다”며 “예금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만큼, 냉정하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웅현 지점장은 “모기업과 달리, 우리는 독립 법인으로 이미 유상증자가 결정돼 BIS 비율도 당초 6.26%에서 10.5%로 높아질 것”이라며 “또한, 유동자금도 6000억원 정도 확보한 상태로, 아무 문제가 없음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대전지원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대전지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토마토2는 토마토저축은행과 완전히 별도로 경영되는 저축은행이라며 예금자들이 일시에 대규모로 예금을 찾지 않는다면 영업정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막연한 불안감에 만기 이전에 예금을 중도해지해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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