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 제453호인 남생이가 유등천 상류지역에서 불법 포획하려고 설치한 낚싯바늘이 걸려 17일 오월드 이일범 박사가 대전동물원 병원동에서 바늘을 제거 후 생물자원보전청소년리더 회원들에게 남생이 수술전 촬영한 X-레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대전에서 유일하게 뿌리공원에서 사는 천연기념물 제453호인 남생이 2마리가 치명상을 입고 생명이 위독하다.
사람이 놓은 어구를 물어 몸속으로 낚싯바늘이 들어가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불법포획 여부에 대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지난 17일 오전 9시께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 유등천 상류에서 남생이 3마리와 자라 20여 마리가 어구에 걸려 있는 것을 천연기념물 보호감시원인 일명 '수달 아저씨' 황의삼(59)씨가 발견했다.
황씨는 “순찰 중 물 위에 자라 한 마리가 올라와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해 살펴보니 수 가량의 어구에 남생이와 자라가 줄줄이 달려 있었다”며 “아마도 불법포획을 노린 사람이 어구를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 가운데 상태가 심각한 남생이 암수 한 쌍 2마리와 자라 7마리를 대전오월드 동물병원으로 긴급히 후송했다.
오월드 측은 같은날 오전 10시께부터 장시간 수술을 시행 남생이와 자라 몸속에 있는 낚싯바늘을 모두 제거했다.
수술을 집도한 오월드 동물관리팀장인 이일범(53) 동물학 박사는 “X-레이 촬영 결과 낚시 남생이 2마리는 바늘이 식도를 지나 위에 근접한 상태였다”며 “일단 바늘은 제거했지만, 앞으로 3~4일간 지나봐야 생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파충류 과로 오염되지 않은 산간계곡 상류에 서식하는 남생이는 2005년 3월 천연기념물로 등록됐으며 대전 일원의 서식처는 뿌리공원이 유일하다.
환경파괴로 인한 하천오염이 진행되고 붉은귀거북 등 외래종까지 유입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뿌리공원 내 서식 중인 남생이 개체수는 불과 13~14마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본보에 제보한 환경부 지정 '제6기 생물자원보전 청소년리더 남생이를 부탁해' 팀 관계자는 “천연기념물인 남생이 수난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웠다”며 “사고 원인을 면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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