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버스단말기 '양치기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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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버스단말기 '양치기 소년'

운행종료 후에도 안내오류… 시민들 자정까지 기다리기 일쑤

  • 승인 2011-09-18 15:56
  • 신문게재 2011-09-19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지난 6일 오후 11시 20분 대전역 앞 버스정류장. 출장을 마치고 서울서 내려온 조영희(39)씨는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서 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버스가 끊길 시간이었지만, 정류장의 안내단말기에는 '3**번 버스 15분 후 도착'을 안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씨는 정류장 단말기의 안내대로 늦은 시간에 20분을 더 기다렸지만, 결국 버스는 오지 않았고 자정에 가까워서야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조 씨는 “단말기에 15분·10분·5분 후 도착이라고 안내돼 버스가 정말 오는 줄 알았는데 오지않아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대전 지역 버스정류장의 일부 버스도착 안내단말기가 오후 11시 이후 심각한 오류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버스운행을 종료하고 차고지에 들어가는 버스를 곧 도착할 버스로 인식해 정류장 단말기가 안내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

때문에 시민들은 오지 않을 버스를 기다리다 뒤늦게 택시 등 다른 교통편을 챙겨 불안한 심야귀가를 하고 있다.

정류장 단말기의 안내정보 오류는 버스운행이 종료한 오후 11시 이후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버스운행이 끝난 시각이지만, 정류장의 일부 단말기는 '버스번호·통과위치·도착시각'을 곧 도착할 버스가 있는 것처럼 안내하는 것이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단말기가 안내하는 버스의 통과위치가 바뀌고 도착시각도 점점 짧아져 정상적인 버스도착 안내와 구분되지 않는다.

정류장 단말기의 이러한 오류는 지난 6일부터 16일 사이 기자가 찾은 '대전역·서대전네거리·은하수네거리·정부대전청사·서구보건소'의 버스정류장 5곳에서 확인됐다.

특히, 서대전네거리·정부대전청사의 버스정류장은 안내단말기에 도착시각과 함께 '막차'라는 안내가 함께 표시되며 이를 보고 오후 11시 30분이 넘도록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와관련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심야시간 정류장단말기 오류는 운행을 종료한 버스가 차고지로 이동할 때 단말기가 이를 잘못 인식해 발생하는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며 “버스운전 종사자들이 버스운행종료 버튼을 작동하고 차고지로 이동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는 버스정류장 한 곳에 단말기 두 대가 설치된 경우 그중 하나의 단말기에서만 오류를 일으키는 현상에 대해선 명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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