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농산물 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이를 노린 절도 사건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최근 값이 크게 오른 고추와 마늘, 깨가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달 천안에선 화물차를 몰고 다니며 15차례에 걸쳐 고추 마늘 감자 등 1300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친 절도범이 검거됐다. 이에 앞서 당진에선 화물차로 무밭에서 700만원 어치의 무를 훔친 범인이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농산물을 노린 절도가 올 들어 8월말까지 충남에서만 91건이 발생했다.
이들 절도범들이 화물차를 이용해 기동력을 갖춘 데다 대담해지고 전문화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피해액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화 등으로 설사 들킨다고 해도 쉽게 도망칠 수 있고 치안의 손길도 도시에 비해 덜 미치기 때문에 농촌을 노린다. 무인감시카메라 설치 등은 많은 경비가 필요해 엄두도 내지 못한다.
물론 농산물 절도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이 애를 쓰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아산경찰서는 '우리 마을 인식표 스티커'를 만들어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차량에 붙이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마을마다 각각 다른 색상과 로고로 제작한 스티커를 차량 유리창에 붙이도록 하고 미부착 차량 위주로 검문을 하겠다는 것이다. 피해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무엇보다 절도범 검거율을 높여 '농산물 절도범은 반드시 잡힌다'는 불문율을 보여줘야 효과가 있다. 또 가중처벌로 일벌백계의 강한 조치를 취해 범죄 발생의 뿌리를 잘라야 한다.
농산물 절도는 그로 인한 피해액보다 심리적인 충격으로 농민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가장 큰 피해다. 단순 절도를 넘어 농심을 멍들게 하고 농촌사회를 흉흉하게 만드는 파렴치범이자 질서 파괴범이다. 관계 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경찰은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기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