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대학 진학을 위한 일반고 선호에서 벗어나 취업을 위한 다양한 고교 진학 기회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고교마다 실력이 뛰어난 신입생 유치를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준비하는 등 수년 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15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다음달 11일부터 마이스터고 신입생 모집 전형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자율형사립고, 특성화고, 외국어고, 12월 자율형공립고, 일반고 등 본격적인 2012학년도 고교 입학전형이 시작된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고교 다양화 정책이 추진되고 최근에는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이 장려되면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에는 과학고나 외국어고, 일반고를 선호했지만 자율형사립고나 자율형공립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명문고로 명성을 떨치던 고교들도 대세를 따라 자율형공립고로 전환했고, 지역적 불리함으로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았던 고교들도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3 학생이나 학부모 상당수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향후 취업이나 직업 등을 고려, 마이스터고 또는 특성화고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42·여)씨는 “자녀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일반고 뿐만 아니라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갈수록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학 진학보다는 전문 기술인재로 길을 열어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특성화고(옛 전문계고)는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으로 여겨졌지만 젊은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마이스터고의 출현과 정부의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 장려 정책이 강화되면서 변화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실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대전과 충남을 비롯한 전국의 수능 지원자가 감소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 쪽으로 생각을 돌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반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역사와 전통의 명문고나 도심 외곽에 있어 교육여건이 떨어져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았던 고교들이 자율형공립고로 전환, 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자율형공립고로 지정돼 첫 신입생을 선발한 동신고나 송촌고 등은 학생 지원율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대전고는 원도심에 위치해 쇠락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자율형공립고로 전환,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상당수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 진학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같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를 설계하면서 고교 판도의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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