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중풍신경센터 교수 |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착각 속에 산다. 일어난 일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서도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환자들의 반응도 동일하다. 10여년 전 고혈압과 만성 두통으로 진료 받던 50대 초반의 한 여자환자의 경우, 몇 차례 진료를 하면서 어느 정도 친분이 생기고 상담을 하던 중에 10여년 전부터 평소 소화불량이 심해 내시경을 하고 싶었는데 위암이 나올까봐 아직까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불안해하여 한참을 설득한 끝에 내시경을 의뢰하였고 결과는 정상이었다. 얼마나 기뻤던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착각으로 고민했던 10여 년의 세월이 얼마나 안타깝고 괴로웠을지 느껴진다.
이런 경우라면 착각이 아닌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1. 신경을 많이 써서 스트레스 때문에 두통이 심하다든가 자세가 좋지 않아서 뒷목이 뻣뻣하다는 착각 2. 평소 단순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이 자주 발생하여 진통제를 복용하면 괜찮겠지라는 착각 3. 심하게 어지러운데 빈혈이나 귀의 평형기관 이상으로 생각하거나 저혈압이라고 판단하는 착각 4.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거나 긴장이 되어 화병이 아닌가 하는 착각과 폐경이 되고 갱년기 증후군이라고 생각하는 착각 5. 간이 안 좋아서 눈이 자주 충혈되거나 눈이 점점 나빠진다는 착각 6. 속이 좋지 않아 자주 체하고 울렁거림이 잦고, 조금 과식해서 속이 좋지 않으면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판단하는 착각.
'착각은 자유다'라고 했던가. 착각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많이 해도 좋겠지만, 질병의 전조증상이라면 조금 더 신중해야한다. 앞으로 어떤 몸의 불편함이 생기면 '아마도 무엇 때문일꺼야'라고 착각을 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얼른 진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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