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흥사 가마터 전경. |
사비 백제(538~660년)의 대표적인 왕실사찰인 왕흥사는 2007년 목탑지 조사에서 창건시기(AD 577년, 위덕왕 24)를 밝혀주는 명문사리기를 비롯한 보물급 유물이 다량 출토돼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사역 동편 150m 지점에 위치한 기와 가마터에 대한 추가조사로 2005~2006년 조사된 것을 포함해 모두 17기의 기와와 가마가 약 500㎡의 좁은 면적 안에서 서로 중첩된 채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발굴된 가마는 모두 지하를 터널식으로 굴착해 만든 지하식 등요(登窯)로 소성실 바닥의 계단과 아궁이의 석축 여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류, 각 가마의 중첩상태에 따라 상대편년(相對編年)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출토된 기와는 선문양이 타날(打捺)된 것과 물 손질로 인해 문양이 지워져 있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격자문이 타날된 것도 일부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일부 가마에서는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 치미, 물레판과 유사한 형태의 와제품 등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왕흥사 기와 가마는 왕흥사가 창건되는 577년부터 조업을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 이 시기부터 기와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의 생산도 함께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가마의 구조적인 변화양상과 출토유물을 분석해 왕흥사를 비롯한 사비도성 내 기와의 생산방식과 공급체계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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