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어떤영화 볼까?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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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어떤영화 볼까?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챔프ㆍ파퍼씨네 펭귄들 강세속 뚜렷한 흥행기대작 없어 액션ㆍ멜로 등 장르 다양… 특정작품 몰림현상 없을듯

  • 승인 2011-09-08 14:06
  • 신문게재 2011-09-09 13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추석 극장가는 한국영화가 강세였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2007년을 빼고는 한국영화가 추석 극장가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추석=한국영화’가 전통인 셈이다. 특히 2006년 ‘타짜’는 관객 685만 명을 불러 모으며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올 추석엔 어떤 영화가 왕좌에 오를까. 대전 시내 극장관계자들은 “‘챔프’와 ‘파퍼씨네 펭귄들’이 흥행을 이끌 것”이라고 조심스레 점쳤다. 두 편 다 가족영화이고 웃음과 감동이 있다는 점에서 명절에 맞춤한 영화라는 것이다. 차태현과 짐 캐리라는 흥행의 아이콘이 극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조심스럽다’는 것은 ‘선뜻 손을 들어주기가 애매하다’는 뜻이다. ‘이거다’ 싶은 뚜렷한 영화가 없고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 따라서 관객들이 특정한 영화에 몰리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상에서 강세를 보였던 코미디는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과 ‘파퍼씨네 펭귄들’, 두 편이다. ‘가문…’은 전편을 주도했던 조폭코미디를 내려놓고 홍 회장 일가의 해외여행을 모티브로 어드벤처 소동극으로 꾸몄다. 웃음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은 모른다. ‘가문…’ 시리즈는 혹평 속에서도 2002년과 2004년 추석 극장가의 정상을 누렸었다.

권상우-정려원이 가슴 아픈 사랑에 빠져드는 ‘통증’과 송강호-신세경이 나이를 뛰어 넘은 애틋한 감정을 그린 ‘푸른 소금’ 등 멜로도 두 편이다. ‘통증’은 정통 남성 멜로이고 전직 조폭과 킬러가 만나는 ‘푸른 소금’은 액션보다는 멜로에 방점이 찍힌다.

‘챔프’는 절름발이 경주마 우박이의 역주를 그린 스포츠 가족드라마다. 말이 나오는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깰지가 관심이다. 액션은 ‘레옹’의 마틸다가 성장했으면 딱 그 모습일 것 같은 ‘콜롬비아나’와 관객 500만 명을 동원하고 추석을 관통하는 ‘최종병기 활’이 맞붙는다.

“독주하는 영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관객 수는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극장들이 내다보는 추석 판도. 과연 당신의 선택은?

●웃음 눈물 감동까지, 차태현의 힘

[챔프] 감독: 이환경. 출연: 차태현, 유오성, 박하선

차태현이 추석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몇 년 사이 그는 ‘연말종결자’였다. 2008년 ‘과속스캔들’로, 지난해엔 ‘헬로우 고스트’로 연말 극장가를 자신의 얼굴로 채웠다. 차태현은 그가 존경한다는 송강호나 설경구 같은 개성 있는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역할을 맡아도 관객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대단한 재능을 지녔다. 특유의 자연스러움으로 얻어낸 친근함과 천진한 이미지. 그게 차태현의 힘이다.

‘챔프’에서 차태현은 아빠다. 눈가와 입꼬리를 포물선 모양으로 만들어 씩 웃는 소년 같은 미소는 그대로인데, 양손에는 딸과 말고삐를 쥐었다. 온갖 역경을 딛고 사랑하는 딸을 위해 질주하는 ‘아버지’ 기수 역할이다.

‘챔프’는 후반부의 경주 장면을 향해 질주한다. 헬리캠 지미집 등 다양한 카메라로 잡아낸 경주 장면은 실제 경주를 지켜보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친다. 드라마도 탄력을 받고 감동을 향해 달려가는 리듬도 확 살아난다.

문제는 짜릿한 감동을 맛보기까지의 과정이다. 스토리의 얼개는 투박하고 허술한 편이다. 그때마다 해결사로 등장하는 게 바로 차태현이다. 정확한 타이밍을 포착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귀여운 아역 배우 김수정과 나누는 부녀 사이 애틋한 장면은 관객을 꽤 울릴 듯하다.

●'오십 줄' 짐 캐리의 따뜻한 익살

[파퍼씨네 펭귄들] 감독: 마크 워터스 출연: 짐 캐리, 칼라 구기노, 안젤라 랜스버리

짐 캐리에겐 역시 코미디가 제 옷이다. 썩 잘 어울린다. ‘이터널 션샤인’에서 보여준 정극 연기도 좋지만 천변만화하는 표정연기로 좌중의 웃음을 끌어낼 때 훨씬 그답다. 오십 줄 나이가 녹아든 그의 익살은 따뜻하다.

‘파퍼씨네 펭귄들’은 짐 캐리의 개인기에 오롯이 기댄다. 우스꽝스런 표정연기에 파트너에게 쉴 새 없이 주접을 떨고, ‘잠깐만’하고 외치며 기자회견장에 슬로모션으로 들어서는 짐 캐리의 익살은 한순간도 눈을 떼기 어렵다.

여기에 ‘귀요미’ 펭귄들의 재롱이 웃음을 보탠다. 다 똑같아 보이지만 각자 캐릭터가 있다. 매력덩어리 사랑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꽥꽥이, 다리를 무는 깨물이, 인사 대신 방귀를 뀌는 뿡뿡이, 말썽꾸러기 띨띨이, 그리고 듬직한 대장까지. 뉴욕의 명소 구겐하임 미술관을 자신들의 놀이터로 만들어버리는 펭귄들의 활약상은 영화의 백미다.

부부작가 리처드 앳위터와 플로렌스 앳위터가 1938년에 내놓은 ‘파퍼씨와 12마리 펭귄들’을 ‘워커홀릭’ 아빠의 개과천선기로 각색했다. 일밖에 모르던 파퍼가 귀요미 펭귄들과 부대끼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유쾌하고 사랑스런 가족 코미디. 꼭 남편과 함께 가시길. ‘가족도 신경을 좀 쓰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건넬 수 있을 듯.

●극과 극의 만남, 그래서 아프다

[통증] 감독: 곽경택 출연: 권상우, 정려원

어릴 적 트라우마로 고통을 느낄 수 없는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난다. 피가 나면 멈추지 않아 작은 상처도 치명적일 수 있는 여자. 우연히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안타까운 사랑으로 이어진다.

통증에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서로에게 이끌리며 서로에게서 자신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아프게 마주하는 순간들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곽경택 감독이 ‘사랑’이 이어 만든 남자 멜로. 촌스러울 정도로 진심을 담아내고 싶은 감독의 우직함이 느껴진다.

●홍 회장 일가의 죽도록 고생하기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 감독: 정태원. 출연: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가문의 영광’시리즈는 추석 극장가의 강타자였다. 2, 3편은 혹평 속에서도 흥행 홈런을 날렸었다. ‘가문의 영광 4: 가문의 수난’은 외국나들이에 나선 ‘김치대모’ 홍 회장 일가의 ‘죽도록 고생하기’를 담는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돈가방을 뺏기고 돈가방 찾으랴, 경찰 피하랴 온갖 수난을 겪는 홍 회장 일가. 급기야 야산에서 원시생활까지 겪는다. 센 수위의 입담으로 웃음을 주었던 조폭 코미디를 내려놓아 아주 순해졌다. 몸 개그, 무식 개그, 화장실 유머가 좌충우돌하지만 성공적인 웃음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래도 모른다. ‘수난’이 ‘영광’이 될지.

●운명적 죽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 감독: 스티븐 쿼일 출연: 니콜라스 다고스토, 데이비드 코에너

이번엔 3D다. 눈앞까지 쇠꼬챙이가 날아오고 조각난 육신의 파편들이 객석으로 날아든다. 스케일이 커졌고 참혹함의 수위도 높아졌다. 스토리의 흐름은 전편과 같다. 사고를 피해 목숨을 구한 사람들이 결국 또 다른 사고로 잇달아 ‘잔혹하게’ 죽는다는 설정이다.

죽음의 규칙에 변화가 생겼다. 전편에선 죽어야 할 운명이면 운명대로 죽어야 했지만 5편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빌려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즉 다른 사람을 대신 죽인다면 죽은 사람의 남은 생을 이어받을 수 있는 것.

잔혹한 장면이 줄을 잇는다. 몇몇 장면은 섬뜩함에 고개가 절로 돌려진다.

● 전직 조폭-킬러의 치명적 유혹

[푸른소금] 감독: 이현승 출연: 송강호, 신세경, 천정명

눈과 귀가 황홀하다. 블루와 레몬옐로, 차가운 도시의 회색과 해변의 주홍색 등 다채로운 색감으로 채색된 화면은 아름답다. 여기에 써드코스트의 감미로운 음악이 감성을 자극한다. 송강호와 전직 사격선수 출신의 킬러로 분한 신세경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울프 컷에 스모키 화장, 가죽재킷에 소음기 달린 권총을 든 신세경은 폼 난다.

전직 조폭과 킬러와의 만남이지만 액션보다는 멜로에 방점이 찍힌다.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인지, 연민인지, 사랑인지 모를 두 남녀의 감정이 눈길을 잡는다.

그런데 서로가 끌릴 수밖에 없는 치명적 유혹은 대체 뭐였을까?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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