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관련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전천후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잘한 것보다는 부족한 것만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지난 5일에는 정부가 학자금 대출 제한 및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일부 대학의 홍보팀은 책임을 뒤집어 쓰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각 대학에 설치된 홍보팀은 홍보업무 특성상 대학마다 정해진 몇몇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담당하고 있다.
상당수 대학은 '붙박이' 개념으로 타 부서로의 인사이동 조차 하지 않고 홍보업무만 맡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디에다 하소연할 처지도 못된다.
'잘해야 본전'인 것이다.
지난 5일 정부의 대학평가 발표만 보더라도 일부 대학은 홍보실을 통해 치부를 감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대학본부나 보직교수, 관련 부서 등은 나서지 않고 홍보팀을 통해 해명만 늘어놓았다. 학교의 부족한 면을 직시해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불리한 사안은 애써 감추고, 학교의 입장만 대변하려 한 것이다.
부실대 꼬리표가 마치 홍보팀 잘못으로 선정된 것처럼 비판의 화살이 몰린 것은 물론 죄인 취급 받으면서 주눅이 들어 있는 실정이다.
지방대라는 불리한 여건에다가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부실대라는 꼬리표까지 외부에 적나라하게 알려질 경우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전권 모 대학의 경우에는 내부에서 홍보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비판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이번 평가에서 취업률, 전임교원확보율, 재학생충원율, 교육비환원율 등 4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불똥은 홍보팀으로만 튄 것이다.
앞서 지난달 반값 등록금 논란으로 촉발된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가 진행될 당시에도 홍보팀은 전전긍긍했다.
외부에 확인되지 않은 각종 소문이 난무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진화에 나선 것 또한 홍보팀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홍보팀이란 존재 자체가 학교의 대부분 업무를 파악하고 외부에 대응하는 등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요즘에는 학교에서도 1인 다역을 요구하고 있어 고충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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