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 가면 우리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생생하게 펼쳐진다. 대형마트는 나름대로 편리함을 우리에게 주지만 규격화된 고객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정감이 가지 않는다.
대형마트엔 '에누리'도 없고 '덤'도 없고 '떨이'도 없다. 에누리란 인간 상호 간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닐까. 물론 대형마트엔 원 플러스 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하는 흥정은 단순히 물건값을 두고 하는 게 아니다. 소통의 한 방식이며 오고가는 정이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재래시장이 활성화돼야 된다. 재래시장에서 체감되는 온도가 지역경제의 현주소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재래시장은 지역경제의 뿌리인 것이다. 추석이 멀지 않았다. 우리 전통이 살아 있는 재래시장에서 추석 준비를 하는 건 어떨까.
최일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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