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속 일곱교회를 찾아가는길… 에게해의 보물과 만나다

성서속 일곱교회를 찾아가는길… 에게해의 보물과 만나다

  • 승인 2011-09-05 14:04
  • 신문게재 2011-09-06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기자의 성지순례탐방기-그리스와 터키를 가다]13. 터키의 성지들을 찾아서-쿠샤다시편

▲ 사르디스의 유적
▲ 사르디스의 유적

▲쿠샤다시=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천안신부동 성당 주임신부)은 터키의 에페소 유적지 순례를 마친후 30분 거리에 있는 쿠샤다시로 향했다.

쿠샤다시는 성경의 에덴동산에 나오는 무화과로 유명한 곳인 아이든의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새의 머리'란 뜻을 가진 쿠샤다시는 터키와 그리스의 관문이다. 에게해의 가장 아름다운 해안을 내려다보는 이 곳은 휴양지로서 인기가 아주 좋다. 아름다운 해안을 가진 리조트가 있고 주변 대유적 탐방의 거점이 되는 곳이 바로 쿠샤다시다. 쿠샤다시는 주변 자연의 경치가 맑고 아름답다. 수영하기 좋은 해변이 있고 그리스섬까지 가는 크루즈를 즐길 수 있는 국제적인 리조트도 있다. 유럽에서 오는 대형 관광선이 이곳으로 들어온다. 세련된 분위기가 감도는 쿠샤다시는 관광의 거점이 되는 도시다. 쿠샤다시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인류가 거주했던 흔적이 있고, 기원전 9세기경 이오니아인이 정착해 도시를 세웠다. 쿠샤다시는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정복됐고, 기원전 2세기 무렵 로마제국의 일부가 됐다.

로마시대에는 '아니아'로 불렸고, 이후 비잔틴 시대에는 새로운 항구를 뜻하는 '스칼라 누오바'로 불렸다. 1413년부터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일부가 됐고 현재 시내에 남아있는 성벽과 요새는 당시에 세워진 것이다. 1834년에 성벽 일부가 재건되면서 도시가 확장됐고, '새의 머리'라는 뜻의 현재 지명이 붙여졌다. 터키 공화국 수립 직후에는 이즈미르 주에 속해 있다가 1954년에 아이든 주 소속으로 바뀌었다.

쿠샤다시는 본래 어업과 과수원 위주의 농업도시였으나 1970년대 이후 주정부 차원에서 휴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임대주택, 리조트, 호텔 등 관광산업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업이 호황을 누렸고, 2000년대 이후로는 크루즈, 요트, 해양스포츠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업이 크게 발전했다. 쿠샤다시는 오늘날 터키 서부 해안 최대의 휴양지가 됐고, 여름 휴가철에는 약 1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 일행이 묵었던 파인 베이 마리나 호텔 역시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지중해 바닷가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는 지중해 바다에서의 일출과 일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 역시 일품이다.

▲ 아름답게 펼쳐진 쿠샤다시의 해안풍경.
▲ 아름답게 펼쳐진 쿠샤다시의 해안풍경.
▲사르디스=성경의 성 요한 계시록에서 언급한 7대 교회가 있는 도시는 모두 터키에 있다. 에페소(에페수스), 이즈미르(스미르나), 벨가마(페르가뭄), 악히사르(티아티라), 사르트(사르디스), 알라쉐히르(필라델피아), 에스키히사르(라오디케아) 등이 바로 성지순례단이 찾아간 일곱 교회다. 티아티라에서 남쪽으로 70㎞지점에 위치한 사르디스는 옛 리디아 왕국의 수도로 군사, 상업의 중심지였다. 이 곳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동전을 사용한 곳이다. 특히 금이 많이 생산돼 최초의 금화가 만들어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 대왕의 명으로 짓기 시작한 아르테미스 신전과 복원된 체육관이 3세기 때의 유대교회와 함께 이 도시가 번영했던 과거를 증명해준다. 사르디스 서쪽 보즈산(고대 트몰루스 산)은 등반하기에 좋은 산이다.

사르디스는 유대인 회당터였고 매우 큰 도시였다. 터키의 곳곳마다 사도 바오로가 성경을 전한 곳을 만날 수 있다. 사르디스는 지금의 터키 이즈미르 가까이에 그 유적이 남아 있다. 이곳은 기원전 7세기경 번성했던 고대 리디아 왕국의 수도로 페르시아에 정복당했다. 그 뒤로 아테네, 셀주크왕조, 이탈리아,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도시를 다시 지어 비잔틴시대까지 존재했다. 김나지움, 프리지아시대의 토기편, 왕들의 금화, 로마시대의 욕장, 스타디움, 비잔틴 시대의 교회 등 각 시대의 유구와 유물이 발견됐다. 이 결과 리디아시대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동서교통의 요충지로 번영했던 도시다.

요한계시록에서는 물질문명에 빠져 신앙이 자라지 않는 사르디스 교회에 '네가 살아 있다는 말이 있지만 실상 너는 죽었다'라고 비유해 꾸짖고 있다.

▲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인 필라델피아 교회 유적.
▲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인 필라델피아 교회 유적.
▲필라델피아=필라델피아는 소아시아 리디아 지방의 중앙고원인 평야 지대에 페르가몬의 제왕 에네메스가 건설한 도시다. 에네메스가 사망때 후계자를 부족 아탈라우스에 유증했다. 필라델피아의 고대 도시는 엄청난 지진과 충격으로 무너졌는데 티베리우스 황제의 도움으로 재건됐다.

필라델피아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헬레니즘 문화가 동방에 전달되는 역할을 한 도시다. 사도시대에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한 잦은 지진의 불안감을 신앙으로 승화시켜 남다른 신앙이 존재했던 도시로 유명하다.

요한묵시록의 일곱 교회 가운데 스미르나 교회와 함께 필라델피아 교회는 바오로에게 칭찬받은 교회이기도 하다. 14세기에는 오스만투르크에 맞서 그리스도교회로 마지막까지 방어를 했지만 비잔틴 황제와 오스만투르크 술탄과의 정치적 거래로 인해 오스만제국에 속하게 된 비운의 도시였다.

아나톨리아 지역 주요 도시에 있는 유대공동체의 탄생지인 7개의 교회는 성 요한이 지은 신약성서에 설명돼 있다. 7개의 도시는 초기 기독교가 확장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교회

아나톨리아 지역 주요 도시에 있는 유대공동체의 탄생지인 7개의 교회는 성 요한이 지은 신약성서에 설명돼 있다. 7개의 도시는 초기 기독교가 확장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즈미르-‘에게해의 진주’라 불리는 이즈미르(스미르나)는 손으로 만든 우아한 격자무늬 레이스를 닮은 해안에 위치해 있다. 서구 문명의 기반인 ‘영원한 샘과 조화’의 땅이 바로 이곳이다. 호메로스도 바로 이 곳에서 태어났다. 7대 교회의 중심인 ‘성 폴리캅교회’는 이즈미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다. 

▲베르가마-베르가마(페르가뭄)는 문화, 예술, 문명, 의학의 중심지이자 터키에서 가장 뛰어난 고고학 유적지다. 이 곳에 있는 레드 바실리카(붉은 공화당)는 이 도시에 남아 있는 교회중 가장 오래됐다.

▲악히사르-악히사르(티아디라)는 포도밭에 둘러싸인 현대도시다. 성경에는 희귀한 보라색 염료 상인인 티아디라의 리디아가 성 바오로를 만난 것으로 돼 있다. 티아디라 공화당 유적이 도시 중심에 있다.  

▲사르트-사르트(사르디스)는 부유한 리디아 왕국의 수도로 아르테미스 사원 등 아름다운 건물이 많다. 이 사원에는 박하나 금 제련사, 상점거리, 체육관, 커다란 유대교회 등이 있는데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4세기 것도 있다. 아르테미스 사원은 기독교가 부흥하게 되면서 교회로 바뀌었다.  

▲알라쉐히르-알라쉐히르는 고대 형제애의 도시로 고대와 현대 아나톨리아의 인본주의와 관용을 상징한다. 사도 요한은 이 곳 사람들에 대해 좋은 말만 했다. 이 도시에는 비잔틴 공화당의 유적이 있다.  

▲에스키히사르-이곳은 파묵칼레 스파리조트 인근에 있던 라오디게이아였다. 언덕에는 수많은 유적지가 있다. 성 요한이 ‘보라, 내가 문 앞에서 서서 문을 두드리니’라고 쓴 곳이 바로 라오디게이아다. 

▲에페소-고대 에페소는 터키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관광지다. 도시의 우아한 건물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아르테미스에게 헌정된 이 도시는 고대 7대 불가사의중 하나였던 거대한 여신 신전을 자랑한다.

전설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수난 이후 성 요한이 동정녀 마리아를 에페소로 데려왔고, 그녀는 지금은 뷜뷜다으(콜렛수스산)라 불리는 산의 돌집(성모 마리아의 집)에서 살았다. 기독교도들과 이슬람교도의 순례지인 이 집은 바티칸도 공식 인정하고 있다. 매년 8월15일이면 성녀 축일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다.

에페소의 동정녀 마리아 공회당에서는 서기 431년 제3차 공회가 열리기도 했다. 에페소와 인접한 셀주크의 신시가지에는 성 요한의 묘지 위에 지어진 성 요한 공회당과 셀주크시대에 건축된 이사베이 모스크가 있다.

터키 쿠샤다시=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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