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안수 태안해양경찰서장 |
사람들이 설마하고 믿지 않아 결국 그는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넣었는데 갑자기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이며 용이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고 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 어떤일이든 최후의 중요한 부분을 마무리해야 그 일이 완성되고 돋보인다는 것을 비유한 말로서 중국의 고서(古書) 수형기(水衡記)에 나오는 유명한 설화다.
야구 포지션중에 공을 던지는 투수는 경기의 승부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선수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 투수도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로 구분되는데 각기 하는 역할이 확연히 다르다. 보통 선발은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하고 게임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최소 90개 이상의 볼을 전력을 다해 던질 수 있는 체력이 필수다.
그러나 마무리는 경기 막판 가장 긴박한 순간에 등판하기 때문에 체력보다는 강심장이 필수 요건이다. 빠른 승부를 내기위해 대부분 탈삼진을 목적으로 강속구를 주로 구사한다.
몇해전에 혜성처럼 나타나 약 2년간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삼성의 오승환 투수나 기아의 한기주 선수같은 경우가 마무리투수로 성공했고 뉴욕양키스의 마리아노리베라는 155㎞의 직구를 구사하는 투수로서 거액의 돈을 들여 구단이 영입한 마무리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비가 많이 와서 수치상으로 피서객수가 좀 줄었다고 하나 여전히 해수욕장은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열병처럼 전국의 해수욕장이 몰려드는 피서객으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숨막히던 열기도 어느새 사그라들고 인산인해의 물결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다행히도 별다른 사고없이 피서철이 끝나가고 있다. 그중에 대천해수욕장이 1948년 개장 이후 64년만에 처음으로 인명사고 없이 8월 21일 폐장할 수 있었던 건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예년의 경우를 보면 피서철 막바지에 긴장이 느슨해질 즈음 사고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지난해 학암포해수욕장에서 20대 여성이 사망한 레저보트 사고와 대천해수욕장 고등학생 익사사고 등 여러건의 사고가 이맘때쯤에 발생했다.
요즘 해수욕장 근무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피로에 짓눌려 힘들어한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입버릇처럼 주문한다.
마무리의 중요성은 반복해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느낀다.
한 언론사 스포츠 전문 기자가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축구수준이 어떻게 다른지 외국의 유명감독에게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했다. 대답이 가관이다.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브라질은 골을 몰고가서 마지막에 골대에 골을 잘 넣고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옛 속담처럼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일이라도 완전히 끝을 잘 맺어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끝이 좋아야 한다. 해양경찰은 여름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한바탕 앓아야 할 홍역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곧이어 싱그러운 바람을 머금고 다가올 가을을 햇살처럼 기대한다.
눅눅해진 이불을 볕좋은 옥상에 널어 말리는 여인네의 손길에서 가을이 어느새 눈앞에 와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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