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커피 공화국'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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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커피 공화국' 유감

  • 승인 2011-08-30 14:16
  • 신문게재 2011-08-31 20면
사무실 주변은 물론 주택가에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게 커피전문점이다. 더구나 이들 커피전문점은 한잔에 1000원부터 8000원까지 고급 커피들이 즐비하다. 과연 이들이 장사가 잘 될까 우려스럽지만 하나같이 문전성시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1890년대 전후로 추정된다. 고종 황제는 1896년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처음 맛보고 매료돼 환궁한 뒤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커피를 계속 찾았고 신하들에게 커피를 권하거나 하사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100년이 넘게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다.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야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고 가정에서도 커피 머신을 사서 내려먹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대학에는 '바리스타학과'까지 있다. 커피시장 규모는 커피전문점 1조원, 커피믹스 1조1000억원, 커피음료 7000억원, 각종 커피기계와 원두커피 2000억원 등 3조원으로 추정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서민들은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라면 한잔 뽑아 나오지만 100원 동전을 넣으라면 그냥 나오기 일쑤다. 이런 부모와 달리 학생들은 5000~6000원짜리 커피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 마신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우후죽순의 고급 커피점, 커피 한잔의 여유라는 말도 잊게 할 만큼 무섭다. /홍경석·수필가·본보 3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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