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호 작가 |
그러나 순환하는 계절에 오고 가는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은 막연한 시선이 아니라 그 순간을 잡아 두고자 하는 마음의 감동으로 다가간다.
자연만큼 변화가 많고 심오한 것이 없어 자연을 벗 삼아 힘이 다할 때까지 그림을 그리는 작가 이재호는 우리 자연의 모습을 즐겨 그린다.
고요하고 넉넉한 노수의 아름다움, 자연의 모습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놓은 이재호 작가가 제21회 개인전을 1일부터 10일까지 현대갤러리에서 연다.
▲ 가을들녘 |
이는 세밀한 묘사를 추구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발묵과 파묵을 이용한 대상의 생략법으로 순간의 기운이나 분위기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자연과 인간사의 필연적인 이야기를 담은 대상을 작품화한 '도담삼봉'은 바람난 남편에겐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속담을 마치 바위가 재현해 보여주고 있는 듯 전해지는 인간사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특히 '호수의 전경'과 '서해전경' 등 노수의 아름다움은 화려함을 감추고, 아무 말 없이 침묵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아도, 살얼음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 성상을 견뎌내는 나무는 고담을 그려내는 예술가를 담고 있다.
다른 작품들은 먹의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효과를 통해 그가 표현하고자 함을 대변해주고 있다./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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