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선제의 병폐로 지적돼 온 학연, 지연 등의 폐단이 이번 선거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 등 총장 선출 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후보자 판세 변화=차기 총장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후보자들의 판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외부 인사 없이 교수 9명 정도다.
▲강이석(공과대) ▲권용대(농업생명과학대) ▲김두정(사범대) ▲김성래(자연과학대) ▲김필동(사회과학대) ▲박철(자연과학대) ▲이충식(의학전문대학원) ▲정상철(경상대) ▲홍성권(공과대) 교수 등이다.
이 중 박철 교수는 선거 운동을 자제하면서 출마의지를 접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지만, 여전히 출마의사가 있음을 시사했고, 강이석 교수는 다른 후보들보다 뒤늦게 출마의사를 밝혀 후보자들의 판세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각종 뜬소문 만연=표심 확보를 위한 후보자 간의 물밑 작업이 치열해 지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뜬소문이 도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선관위가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나섰다. 논란은 한 후보가 유권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발언을 해 후보자 등록 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당 후보자는 선관위에 사실 여부를 묻는 상황까지 이어졌고, 선관위는 고발장이 접수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후보자 간에 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뜬소문 끊이지 않자, 선관위는 교수 연구실 개별적 방문과 교직원의 만남을 통한 선거운동 자제를 요구했다.
한 후보는 “선관위가 보낸 협조요청을 살펴보면 공식 선거운동 전까지는 유권자들을 만나고 다니기가 쉽지 않다”며 “선거법에 걸릴까 후보자들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연, 지연 폐단 예고=지난 선거에서 대전고 출신 교수들로 구성된 동창회 주도로 총장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성과를 얻어낸 만큼 차기 총장 선거에서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총장 후보 중 대전고 출신 후보는 4명으로, 이들 중 한 명은 지난 선거 총장 후보 단일화에서 실패해 총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반감과 후보자 선출 승산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후보도 있는데다, 학교 내외에서 특정 고교 단일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후보 단일화 문제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후보자는 “후보 단일화는 총장 선거를 학연, 지연으로 몰고가자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학연, 지연이 아닌 대학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출신 후보 간의 편가르기도 예상된다. 서울대 출신 교수들은 전체 교수의 절반에 이르는 가운데 차기 총장 후보 9명 중 단 1명을 제외한 8명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과거 선거에서는 서울대와 비서울대 출신 교수의 대결이었다면, 올해는 서울대 출신 교수들 간의 표 가르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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