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 생가 '외화내빈'

신채호 생가 '외화내빈'

대전시 홍보에만 치중… 방명록·소화함 등 관리 부실

  • 승인 2011-08-25 13:47
  • 신문게재 2011-08-26 11면
  • 이하준 객원기자이하준 객원기자
대전이 낳은 역사학자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사진> 관리가 허술한데다 전형적인 외화내빈의 모습을 띠고 있다.

대전시 중구 어남동 단재 선생 생가는 번듯한 외양과 달리 관리는 극히 실망스러웠다.

선생의 동상 주위에는 1996년 대전시장 이름으로 동상 건립비가 세워져 있고 그 옆에 다시 2010년 7월 대전시장의 이름으로 세운 감사비가 있어 대전시장 이름으로 2개의 비석이 필요할까 싶은 의문을 들게 한다.

생가 바로 옆에는 지난 4월에 세운 선진통일대전시연합창립대회 비석 2개가 따로 놓여 있어 선생의 일생과 업적을 알리기보다 대전시장과 각종 단체를 홍보하는데 치중한 모습이다. 생가 마루에 펼쳐진 방명록은 더 이상 적을 곳이 없어 서명하려는 방문객을 민망하게 했으며 화재에 대비해 사용할 소화함도 그 손잡이가 부러져 열리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특히 선생의 일생과 일화, 작품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와 안내판이 부족한데다 투명 유리로 방안을 폐쇄해 방문자들은 초가만 한 바퀴 둘러보고 돌아서야 하는 실정이다.

아들을 데리고 단재 선생 생가로 현장학습을 온 김상근(43·청원군 미원면)씨는 “단재 선생 생가가 어떤지 궁금해 찾아왔는데 관리는 엉망이면서 대전시장 비석만 번지르르해 주객이 바뀐 느낌”이라며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는 선생의 사당과 묘소가 잘 정비되어 있는데 정작 선생이 태어나 8살까지 자란 생가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시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옥천 생가는 주변을 공원화했을 뿐만 아니라 2명의 직원과 2명의 자원봉사자가 문학관을 비롯한 생가관리를 담당해 대조를 이룬다.

또 단재 선생 생가가 찾기 어려운데 반해 정지용 생가는 경부고속도로 옥천IC를 빠져나가면 생가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외지인들이 방문하는데 편리하다.

단재 선생 생가 관리에 대해 대전시 중구청 관계자는 “별도로 관리하진 않지만 1년에 한번 씩 초가 위의 짚들을 정리하고 비가 많이 내린다든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확인한다”면서 “방명록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으며 소화함은 구청뿐만 아니라 소방서에서도 관리하고 있는데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하준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대트랜시스 파업과 집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 가중
  2. '11만1628명 수료생 배출' 이만희 총회장 "종교탄압은 절대 안돼"
  3. [미래인재 키우는 충남교육 참학력] 충남교육청, 인문소양교육 강화로 학생 문화 감수성 UP
  4. [사설] '안면도 개발·내포 병원', 관건은 사업성
  5. [사설] 국비 확보에 지역 '원팀' 정신 아쉽다
  1. 언론중재위원회 제3차 언론인 전문 연수
  2. '2024 신문이 들려주는 숲 이야기 NIE 패스포트 공모전'
  3. 정원의 설계에서 시공 및 관리까지
  4. 지역과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5. 충청권 올해 임금체불 사업장 89곳, 체불액 45억원 달해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전 내 영양교사 인원은 전체 학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025년 대전 영양교사 모집인원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학교 내 영양교사의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학생 식생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영양교사는 184명이다. 대전 전체 학교(특수학교 포함) 312곳 중 영양교사 배치는 유치원 1명, 초등 119명, 중등 23명, 고등 36..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10월 31일 저녁 대전 동구와 충남 당진 일대에서 멧돼지 떼 출몰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수색을 벌인 가운데, 당진에서 2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민 피해는 없었다. 1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밤 9시 52분께 당진에서 멧돼지 2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오후 6시 45분께 동구 낭월동에서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 대전소방이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곧이어 오후 7시 35분께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산업단지에서도 멧돼지 3∼5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산이 높은 만큼 골짜기는 깊어진다고 했던가, 대전에서도 부쩍 높아진 아파트만큼 그 아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행할 때 수익과 사업성이 기대되는 핵심 구역에서만 노후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새 아파트 옆에 낡고 노후된 주택과 상가가 그대로 남은 현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민들은 되살릴 수 없는 죽은 건물이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 후 남은 원주민의 구김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49층 옆 2층 노후건물 '덩그러니'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49층까지 솟은 아파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