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2일 오후 배재대 국제교류관에서 열린 창간 60주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
일 시 : 2011년 8월 22일(월) 오후 2시
장 소 : 배재대 국제교류관 401호
주 최 : 중도일보, 대전발전연구원
주 관 : 배재대 자치여론연구소
중도일보가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대한민국의 중도(中都), 대전시를 말하다'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달 22일 배재대 국제교류관 401호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중도일보·대전발전연구원이 공동주최하고 배재대 자치여론연구소가 주관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호택 배재대 자치여론연구소장의 사회로, 조성남 중도일보 주필이 '60년 전 중도일보가 지향했던 '중도'의 비전'이라는 제1주제를 발제했다. 조욱형 대전시 기획관리실장은 '60년 후 신중심도시 대전이 지향하는 비전'의 제2주제를 발제했다.
제1주제에 대한 토론은 안정선 공주대 교수와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성기훈 중도일보 상임고문이, 제2주제는 박정현 대전시의원, 이창기 대전발전연구원장, 조만형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가 각기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세미나의 발제 및 토론 내용을 정리해 지면에 소개한다. <편집자 주>
"균형감각을 지닌 시국관을 제시하는 신문을 만들겠다는 비전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유용"
▲(제1주제 발제) 조성남 중도일보 주필=대전·충청지역의 대표적인 정론지(正論紙) 중도일보가 올해로 창간 60주년을 맞았다. 엄정중립(嚴正中立), 신속정확(迅速正確), 지역사회개발(地域社會開發)에 앞장서는 신문을 사시(社是)로 한 중도일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1950년 7월 1일 공보부 등록, 1951년 8월 24일 창간했다.
창간 당시 중도일보는 '압록강에서 제주도까지 그 중심이며 신도시로 넉넉한 터전을 지닌 대전에 중도(中都)를 건설하자'는 기치를 내걸었다.
8·15 해방 직후의 혼란기를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도(首都) 서울이 아닌 대전의 지방신문이 대전을 국토의 중심지를 만들자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것은 60년이 지난 지금의 시각에서 볼 때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지역개발이라는 의식이 전무하던 상황에서 지역사회개발을 신문의 사시로 들고 나왔다는 점 또한 선각자적 발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시는 지난 60년 동안 대전·충남지역의 지역개발과 그 맥을 함께 해오는 것으로 증명됐다. 비전이 비전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로 이뤄졌다는 것을 중도일보가 지역민들에게 보여준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60년 전 중도일보가 지향했던 '중도'의 비전과 꿈을 되돌아보고 21세기 신중심도시 대전이 지향하는 비전과 연관짓는 작업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 하겠다.
60년 전 창간 당시의 중도일보 사시의 앞머리가 엄정중립이다. 이는 중도일보가 언론으로서의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자칫 극으로 치닫는 우리나라 사회풍토 속에서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언론으로서의 자세를 시사한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지대로 폄하될 수도 있는 가치를 사시로 내걸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다.
그러나 당시의 사회적 혼란을 감안한다면 중도(中道)로서의 중립(中立)을 표방한다는 것은 언론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8·15 해방 이후 남·북한이 각각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에 의해 분할·통치되면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했고, 남·북한 모두 정권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정파세력 간 분열과 대립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500년을 지탱해 온 조선사회의 가장 핵심가치가 중화(中和)라는 해석을 보면서 중도(中道)의 기치가 60년 전 한국사회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지선의 가치이자 이념이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독자들에게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을 지닌 시국관을 제시해 주는 신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은 60년이 지난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얼마든지 유용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관점에서 60년 전 중도일보가 엄정중립을 사시로 내세우고 유교의 핵심가치인 중(中)을 실현코자 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중화의 가치에 입각한 중도의 길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이 형국의 길을 가야 한다는 점에서 중도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
중도일보의 선구자적 혜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사시로 제시한 '지역사회개발에 앞장서는 신문'을 꼽을 수 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지역사회개발은 너무도 당연한 가치라고 할 수 있으나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상황에서 지역사회개발은 용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지 않고서는 어려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정부청사 대전 유치, 대전고법 유치, 충청은행, 충무체육관 건립 등 중도일보의 지역사회개발 노력이 현실화 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중도일보는 또 개발사업에만 치중하지 않고 문화사업에도 그 명맥을 지속했다. 1966년 개막된 전국적인 규모의 '백마영화제'는 7년 동안 계속돼 문화계의 신인등용문으로서의 역할에도 기여했다.
지역개발사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전천도위원회'다. 중도일보 창업주 고 이웅렬 회장은 대전이 압록강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우리 국토의 중심이며 신도시로 넉넉한 터전을 지닌 중도(中都)를 건설하자는 그의 창간철학을 제호로 담은데 이어 대전으로 수도를 옮길 것을 주창했다.
이같은 그의 발상은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행정수도로 이어졌고 정치권에 수도이전 논쟁을 일으키는 계기로, 1990년 정부대전청사가 건립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이 대전천도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방분권과 행정수도론으로 계승돼 행복도시로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세종시가 건설되는 지금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중도일보가 주창한 중도(中都)의 이념과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과 중도일보의 그간 노력은 이제 새로운 시대적 흐름 앞에 재탄생돼야 한다는게 지역민들의 생각이다. 과거의 지역개발이 지역의 생존을 위한 개념이었다면 21세기 지역개발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대전·충청을 국토의 핵심지역으로 부상시키는 어젠다로 태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대전은 21세기 신중심도시로, 충청은 한강시대를 넘어 금강시대를 여는 그런 21세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중도일보의 지역적 가치와 중도(中都)의 표방은 새롭게 재정립돼야 한다는 요구 앞에 있다.
----
“정책적 초점 일관성 가지고 주요의제 발굴이 지역민의 삶의 질에 관련된 것이어야”
▲(토론) 안정선 공주대 교수=대전은 60년 전 중도일보가 지향코자 했던 수도라는 것에 진입했다. 행정도시를 준비한다고 하면 대전시와 세종시가 협약도 맺었는데, 상생발전의 틀을 뛰어 넘어야 만이 대전시가 중도(中道)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대전의 중도라는 것이 정책적 초점이 일관성을 가져야 하고 주요 의제 발굴에 있어서 지역민의 삶의 질에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신문사의 중도일보는 창간 정신과 사시로 60년이 지난 지금 21세기적인 사시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중도일보가 대전시와의 관계를 정립하는데 있어서 시민 삶의 질, 중도적인 역할을 중도의 대전시로서 충실히 되고 있는가를 중도일보에서 점검하는 역할을 할 때 60주년의 역사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
----
“건강한 신문, 건강한 방송… 이런 것이 제대로 작동될 때 건강한 공동체”
▲(토론)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중도일보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6·25전쟁과 이승만·박정희 정권체제 등에서 역사의 굴곡을 겪었다. 박정희 정부 때 언론의 통제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1도1사 언론 통·폐합이 있었고, 다시 민주화 시대에 재창간됐다.
앞으로 중도일보는 건강한 민주적인 소통의 중도가 돼야 한다. 건강한 신문, 건강한 방송 이런 것이 제대로 작동될 때 건강한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건강한 언론이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단체, 사법기관, 경제권력 등의 감시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지역주민들의 여론이 원활하게 형성되고 더 좋은 건강한 신문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는 필수다.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척결하는데 지역언론과 주민들이 나설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이 우리사회가 건강한 언론, 건강한 시회가 될 수 있다.
----
“신속정확 하고 엄정중립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
▲(토론) 성기훈 중도일보 상임고문=1966년 중도일보가 창간 15년째 입사를 했는데, 언론사가 외부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선 자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중도일보를 창업한 이웅렬 회장은 평소 “신문은 신문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속정확하고 엄정중립을 지키는 것을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 말씀하셨다.
'중도(中都) 대전'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중도 대전'은 대전을 설명하는 말이 중도다. '중도 대전'해야 대전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전 앞에 중도가 들어가기 위해 대한민국의 중심도시, 가장 중심이 되는 신문사가 돼야 하겠다.
중도일보는 건강한 대전의 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주장은 신문을 통해 대전이 중심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얘기 했었다. 중도일보는 지금도 그때와 같이 우리지역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리=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