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돌아보면 황해권 광역단체협의회를 다시 가동하더라도 쉬운 것부터 접근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송 시장이 제안한 중국 불법어로, 항만 인프라 확충, 황해 환경오염 대처가 그것이다. 개발전략상 이해 다툼이 불필요한 부분부터 하는 게 순서다. 환황해권 경제벨트 조성과 관련한 공동보조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서해안권 협력이 주도권 확보 등을 이유로 소홀해진 전례도 있다.
보다 근본적인 인식 차이도 걸림돌이다. 충남과 인천은 각각 지방과 수도권으로서 규제완화나 균형발전 면에서 동반발전 개념을 조율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 이완구 당시 충남지사 등과의 만남에서도 환황해권 경제블록화에 인식을 같이했지만 진전을 못 이뤘다. 협력에 대한 공감만 하고 말면 그때와 사정은 비슷하다.
따라서 협의체를 복원하기 전에 기존의 협력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 못했던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 적어도 국경을 초월해 경제가 이뤄진다는 인식을 가져야 협력이 가능하다.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주장하며 국가발전의 핵심으로서 특별한 지역 대우를 받길 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태도 역시 협력과 상생에 큰 지장을 준다.
이번에도 기대만 잔뜩 갖고 시들해지지 않으려면 이해가 부딪히지 않는 분야부터 협력의 물꼬를 터야 한다. 레저·관광 산업도 그 예다. 지지부진한 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에 함께 대응해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법도 있다. 황해권 광역단체협의체를 재가동하기 전에 충남과 인천이 먼저 협력 방안을 가다듬었으면 한다.
당장은 속도를 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서해안시대를 여는 동력을 키워 양 지역에 모두 이익이 된다면 이것이 상생발전이다. 같은 해안권인 서해안권 발전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충남발전연구원과 인천발전연구원 간의 교류도 필요하다. 협의체가 무르익었을 때의 얘기지만 톈진, 상하이 등 중국 황해권 지자체와 협의체를 확장할 여지도 있다고 본다. 충남과 인천의 '특강 교류'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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