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걸음마 단계인 CPTED가 국내에 뿌리 내리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CPTED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관련법이 조속히 제정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CPTED 학회장인 고려대 건축학과 이경훈 교수는 “우리나라에 CPTED 개념이 도입되는 것은 1990년대 초ㆍ중반으로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20년가량 뒤처져 있다”며 “하지만 최근들어 서울시와 LH에서 CPTED 지침을 마련하는 등 기반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다만, 선진국이 이와 관련된 법률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아직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며 조속한 관련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어 “상위법이 없다 보니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자체 등에서 CPTED 조례 등을 만들기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CPTED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CPTED 관련 법률 제정 작업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
경찰청이 CPTED 법제화를 위한 (가칭)‘국민생활안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국회 등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경찰이 국토해양부 측에 제안한 도시개발, 건축관련 6개 법규에 CPTED 의무조항 신설 요청도 전폭적인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3개 법규에 대해서만 일부 수용키로 결정했다.
법령 개정까지 이뤄진 것은 도시기본계획상에 범죄 예방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단 1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또 지자체와 교육청 건설업체 등에서 건축 및 환경설계를 담당하는 실무자에 대한 CPTED 교육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또 국가적 차원에서 CPTED 정착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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