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의 전제조건은 자족 기능이다.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를 중심으로 가지가 뻗어가고, 꽃이 핀다.
명품도시, 세종시의 뿌리는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9부 2처 2청 등 36개 공공기관이다. 이들을 꽃과 연결해주는 건, 안정적인 의식주, 즉 경제력과 이를 담보할 교육이다.
명품도시의 완성은 꽃으로, 이른바, '품격'이라 할 수 있다. 의료와 복지, 문화예술 등 삶의 질과 차별화된 브랜드가 바로 그것이다.
명품도시를 위한 세종시의 현주소는 어느 단계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문가 의견을 통해 알아본다.<편집자 주>
▲세종시, 여전히 백지상태=아직 준비된 건 없다. '건립' 위주의 계획뿐이다.
▲ 품격높은 세종시 건설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가 시급하다. 사진은 세종시에 들어설 조경, 무대섬, 국립도서관 조감도를 장미꽃에 합성한 모습. |
그러면서, 복합문화시설과 문예회관, 문화정보서비스센터, 어린이놀이 박물관, 영상미디어센터, 예술치료센터, 대통령기록관, 국가기록ㆍ도시건축ㆍ역사민속박물관, 미술과 극장 등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행정 청사 자체를 관광 명소로 만들고, 오창생명과학단지 등과 연계한 산업단지 답사코스를 조성한다.
첨단 의료ㆍ복지시설과 연계한 자연림과 휴양림을 보전하며 관광 루트로 개발하고, 국제학술회의 유치와 대학문화거리를 조성한다.
컨벤션 산업과 쇼핑 등 문화시설을 연계한 관광특구를 조성하며, 좋은 건축물 건립과 공공디자인 활용 등이 계획의 초안이다.
자족기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성과는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건설청이 기업을 유치한다고 뛰어다녀도 성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MOU 체결 소식은 있지만, 교육시설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부족하다. 문화예술 등은 더욱 없고, 의료복지는 종합병원 유치 외에는 별반 없다. 실천력을 담보할 수 없는 이상과 화려한 미사여구, 그리고,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뿐이다. 도화지 위에 스케치하고, 채색을 해야 하는데,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김수경 우송정보대 교수는 “현재 세종시의 자원만으로는 자립하기가 쉽지 않아,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대전과 충남ㆍ북의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밑그림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함이 필요하다=이해는 된다. 세종시에는 아직 '꽃'의 단계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모양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공론화된 이후 위헌 결정, 수정안 논란, 국무총리실 이전 지연 등 온갖 불신이 여전한데다, 먼 미래의 문제로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모인다는 전제조건 없이 무작정 계획을 세우는 건 무리다. 그렇다고, 자족 기능 확보 노력 없이 사람이 우선 모여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안 된다. 일반 신도시 조성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계획만 내놓는 소극적인 태도를 바꿔야 한다.
물론, 명품도시는 권력 위에 경제력을 갖춰야 하는 게 일차적인 조건이다. 여기에 문화예술과 관광, 의료복지 등의 매력과 잠재력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와 브라질 꾸리찌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방갈로르, 독일의 라이프치히, 카타르 두바이 등의 명품도시도 그렇게 성공했다.
구심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시선을 끌어들일 힘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특별함이 필요하다.
김수경 우송정보대 교수는 “정부부처가 많이 들어서 겉으로는 웅장해 보일 수 있지만, 문화예술과 관광 등의 측면에서 세종시의 기본 베이스는 취약하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종시만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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