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자족성 확보의 핵심 과제를 손꼽으라면, 산·학·연 연계 활성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드러난 현주소로는 명품 세종시의 미래를 담보하는 자족성 확보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산·학·연 활성화 추진상황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자족성 확보를 위한 과제를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수정안 논란 등의 여파로 인해 일부 사업들이 지연됐고, 여전히 지역민들 속에는 정부 의지에 대한 반신반의 인식이 남아 있는데다, 2030년까지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변화 속 방향성 제시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드러난 산·학·연 구조로는 자족성 확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 등 교육 역량 부문의 경우, 2014년까지 외국어고와 과학고 개교, 2015년까지 KAIST 및 캐나다 에미나타 그룹의 해외 대학 유치가 성사된 상태다. 이밖에 세종시 출범 준비단의 중소기업 유치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안이 정부의 긍정적 검토와 함께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반만으로는 명품 세종시 건설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가시화된 세부적인 전략이나 제도적 지원방안이 없어, 2030년까지 명품 도시 성장 과정이 장밋빛 미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도 만만찮다. 향후 굴지의 대기업 및 첨단 유망 중·소 벤처기업 이전 등 자족성을 담보할 핵심 기능의 유치활동도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충청권 성장 잠재력 극대화, 세종시 자족성 확보의 근간=세종시만의 자족성 확보 방안을 얘기한다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충청권 성장 잠재력을 시너지 효과로 연결하는 측면에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충청권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6.38%로 전국 최고 수준이고, 지역총생산 규모도 120조5000억원으로 수도권(516조원)과 동남권(184조원)에 이어 세번째다.
디스플레이와 철강, 석유화학 등 국가 주력 기간산업이 집적화돼 있고, 1인당 부가가치 창출지수는 2009년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합 혁신지수도 수도권 다음으로 높고, 충청권 3개 시·도의 인구도 꾸준히 증가세다. 여기에 세종시 자체가 가진 파급력도 만만찮다.
생산유발 효과는 61조여원, 고용유발 효과가 53만7200명, 부가가치 유발 26조여원에 이른다. 여기에 과학벨트의 충청권 파급효과가 생산유발 103조여원, 고용유발 93만여 명, 부가가치유발 44조여원,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경우 생산유발 41조여원, 고용유발 19만명, 부가가치유발 20조원인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충청권의 성장 잠재력과 긴밀히 연계한 세종시의 자족성 방안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년 7월 세종시 출범까지 1년, 자족성 확보 분수령=올해 말까지 충남·북도, 대전시 등 인근 지자체가 연계 발전방안 용역을 준비하고 있고, 국무총리실 산하 세종시 지원단 역시 내년 6월까지 세종시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국토부와 건설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세종시 건설 기본계획 및 개발계획안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수정,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내년 7월 세종시 출범 시점까지 세종시의 미래 비전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이 기간이 세종시의 미래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된다는 얘기의 다름 아니다.
건설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세종시 자족성 확보방안이 없고, 정부의지에 대한 불신감도 남아있어 여러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기우일 뿐, 세종시와 인근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상생 협력이 극대화된다면 명품 세종시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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