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1층 '건강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부부 김경업·조경란씨. |
대전시청 1층 '건강카페'에 지난 2월 나란히 취업해 일을 하고 있는 장애인 부부인 김경업(35ㆍ정신장애 3급)·조경란(42ㆍ정신장애 3급)씨의 말이다. 이들 부부는 2005년부터 장애인시설 '한울타리'에서 운영하는 제과ㆍ제빵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자립에 대한 꿈을 키워 왔다. 3년 여동안 서로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오다 2009년 백년가약을 맺어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동 주민센터에서 매월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로 생활을 해 왔던 이들 부부는 하루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기에 약제비 지출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장애 부부로서 직장을 갖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들었다. '고생 끝에 낙'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들에게 지난 2월 생각지도 못한 일자리가 생긴 것. 바로 시청 '건강카페'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다.
장애를 안고 일을 하기가 싶지는 않았으나 건강카페 시청점 정운석 대표가 이들 부부에게 손님 응대법과 커피 내리는 법, 주문받고 계산하는 법 등을 세밀하고 반복적으로 알려줘 6개월이 지난 지금 하루 7시간 쿠키와 빵, 커피를 팔며 일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최근엔 부인 조경란 씨가 큰 일(?)을 저질렀다. 이곳에서 일하면서부터 소득이 높아지자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혜택을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포기 한 것. 부인 조씨는 “앞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직장을 마련해준 염홍철 시장에게 감사하다”며 “남편이 제품 진열과 카운터를 보고 자신이 커피를 만들어 파는 건강카페를 직접 운영해 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정운석 건강카페 시청점 대표는 “건강카페가 사회적기업의 목적과 이념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들 부부에게 체계적인 카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 등을 통해 1년 뒤에는 창업에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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