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선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충남지사장 |
한편 은행권은 금융감독기관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 영업에서 장기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공급을 확대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금융시장 환경하에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시장 내에서의 역할과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마디로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실수요자들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통해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조건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에 대해 새로운 자금조달원 기능을 수행한다.
채권시장에서 장기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금융회사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사오는 대가로 공급함으로써 자금지원기능이 이뤄지게 된다. 은행권이 예금, 양도성예금증서, 금융채 등을 통해 조달한 재원만으로는 원활한 공급에 제약이 따르는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가능해진 것이다.
소비자들은 2004년 공사의 설립 이래 보금자리론이란 브랜드로 은행 등을 통해 동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예금 등의 기존 자금조달원 이외에 채권시장을 통한 장기 재원이 마련되게 된 것이다.
한편 공사의 자금공급은 금융회사와의 주택담보대출 양수도 거래를 통해 이뤄지므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자체 자금으로 대출을 취급한 후 짧은 기간 내에 동 대출이 자신의 자산에서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자체 보유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과도한 증가나 이에 따른 위험 증대를 제어하면서 소비자들이 이용하고자 하는 대출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금융회사 간에 자산 확대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자산매각에 따른 부담요인으로 인해 공사와 금융회사 간 대출 양수도를 전제로 한 자금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위한 금융정책이 확고한 것은 물론이고 금융회사 내부적으로도 위험관리가 강조되고 시장금리가 좀 더 긴 시선으로 바라보면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는 공사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공급을 위한 자금조달원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공사는 앞으로 금융당국에서 주택담보대출시장의 질적 구조개선을 추진해나감에 있어서 은행권의 가계부채 규모 및 위험요인 증대라는 문제점을 경감시키면서 정책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정책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선 은행창구에서의 혼선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많은 소비자는 일차적인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사실 급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금융회사에 방문했을 때 대출상담 과정에서 최근 대출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존 이용자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느끼는 강도는 현저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 입장에서 금융당국이 그렇게도 우려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 차원의 문제로 넘길 수 있을까.
자신이 부담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안정적 상환능력 제고 측면에서 필요한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된다.
주택담보대출시장의 질적 구조개선의 속도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문제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마련이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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