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과학벨트 성공 건설이라는 지역 최대 과제가 사실상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충청권에서는 이들 이슈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까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강창희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최근 취임과 함께 지역에서는 다소 민감한 이슈라 할 수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부지매입비 분담 문제를 꺼내든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 세종시 건설 현황을 점검하는 등 지역 양대 이슈를 중심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논란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주도권 싸움 양상으로 번져가자 민주당 대전시당도 틈새를 비집고 과학벨트 성공 건설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박범계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18일 지역의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과학벨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백년대계를 만드는 국책사업으로 부지매입비 등을 자치단체에 부담하라는 것은 사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과학벨트를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시켜선 안되는 만큼 정당 간 핑퐁식 공방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한 성공적 조성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도 지역 현안에 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슈 선점에 나서고 있다.
선진당은 오는 24일 중앙당 차원에서 권선택 최고위원과 당 여성위원회 주최 및 주관으로'여성이 행복한 세종시,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며, 25일에는 대전시당이 '과학벨트 성공적 추진을 위한 전략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과학벨트 성공 과제를 점검하는 등 역시 양대 이슈를 중심으로 지역 정당으로서의 역할 부각에 나선다.
이런 가운데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의 통합이 가시화되자 이를 놓고, 지역 정치권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세종시·과학벨트 등 충청권 발전 과제에 무임승차만 하며 뒤에서 소리만 지르던 충청도 발전 외면 세력이 결합논의를 했다”며 “선거가 다가오자 유통기한이 다 된 간판을 내리고 위장이든 변장이든 해서 국회의원 자리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도로 선진당이 될 것이 뻔하고, 이는 충청도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충남도당도 이날 양당의 통합 합의를 '정치적 퇴보'라고 규정한 뒤 “선진당과 국민련 모두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에 통합을 선택했지만, 이들은 충청권에서나 소위 '맹주' 소리를 들을 뿐, 국회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 정당에 불과하다”며 “원래 하나의 선진당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으니 도로 선진당이며, 특정지역을 볼모로 하는 태생적 한계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 충남도당은 “남의 눈에 티끌을 비판하기 전에 제 눈의 들보부터 보고 반성하기를 진심으로 충고한다”며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은 분열을 종식하고 통합하라는 충청인들의 명령에 따라 통합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기만적 행태와 충청무시가 계속된다면 통합을 통해 총선을 싹쓸이하고 충청의 제1당으로 우뚝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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