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청 태권도팀<사진 왼쪽부터 김주영, 이재봉, 고석화, 이병곤, 정승우 선수> |
대전 유성구청 태권도팀의 박상만 감독은 올해 전국체전에 대한 각오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성구청 팀은 2009년 1월, 4명의 선수로 창단해 그해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실업연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재정적으로나 선수수급 면에서나 열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실업팀이라는 자부심과 패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유성구청은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표 앞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당일 컨디션과 대진운, 체중감량 등의 영향을 받아 불운한 부분도 있었지만, 선수 개개인이 쉽게 지는 선수들이 아니었기에 억울함은 더했다. 그런 가운데 구청에서는 팀에 대한 해체설이 나돌았고, 박 감독은 어렵게 창단한 팀이 해체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사방팔방 도움을 청했다. 우여곡절 끝에 구청의 배려로 팀은 유지될 수 있었고, 선수도 올해 5명으로 늘었다. 변변한 전용연습장이 없어 충남대 선수들의 훈련장을 함께 사용하고, 특급대우를 받을 형편도 못되지만 5명의 선수들은 올해 전국체전에서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연일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팀의 주장인 고석화(30-63㎏)는 2005년 타 팀 소속이던 당시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각종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던 선수다.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정상급 실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이재봉(29-58㎏) 역시 많은 대회 경험과 전적을 자랑하고 있는데 팀 내 분위기메이커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27살 동갑내기 이병곤(-68㎏)과 정승우(-74㎏)는 올해 상무를 제대하고 유성구청 팀에 합류한 케이스다. 이병곤은 김주영과 함께 팀의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고 있으며, 충남대 출신의 대전 토박이 정승우도 언제든지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
팀의 막내임에도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는 김주영(25-54㎏) 역시 충남대를 졸업한 대전 토박이다.
박 감독은 “창단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기회가 오면 성적이 확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고 기량도 향상된 만큼 오는 전국체전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한 만큼 올해 선수를 보강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에는 한 단계 위의 전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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