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뇨수거 총파업 '오물대란' 오나

대전업체 24일부터 무기한 돌입 “수수료 20년째 동결… 생존권 위협” 市 “인상안 자치구 시달… 행정절차 이행중”

대전지역 분뇨(정화조)수거업체들이 오는 2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오물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청화협회 대전지회(대전분뇨수거업체 연합)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분뇨수거 수수료 인상 요구가 묵살돼 20년간 동결됐다”면서 “분뇨 수수료 현실화와 대행사업자로서 사업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무기한 연대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대전시 하수관거정비사업(BTL)으로 정화조 폐쇄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장비축소와 인원 감축 등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수지 악화는 더 심화돼 폐업위기에 내몰려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특히 “시와 자치구에 건의해 수수료 인상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지난 5월 결과가 나왔으나 2개월이 지난 지금 용역결과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회나 간담회조차 없었다”며 “시는 사업자에게 용역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분뇨수거 수수료를 인상하지는 못할망정 일부 자치구의 경우 신규 사업자를 내주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뇨수거업체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업체들은 20년간 동결한 분뇨수거 수수료를 50%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대전시는 용역결과에 따라 분뇨수거 수수료 인상을 각 자치구에 시달해 행정절차를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자치구는 물가심의위원회, 구의회 심의와 관련조례 개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용역 결과에선 분뇨수거 수수료를 17~67%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문제는 자치구의 재정상황에 따라 분뇨수거 수수료의 인상 폭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분뇨수거 업무는 자치구 고유 업무인 관계로 도시가스나 수도요금처럼 통합조정이 안 되다 보니 각 자치구에서 개별적으로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에 용역결과 따라 인상하도록 방침을 시달해 행정절차가 추진 중인데 업체의 파업결의를 이해할 수 없다”며 “파업에 대비해 분뇨수거차량 임차를 준비하도록 지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에는 현재 동구 2곳, 중구 2곳, 서구 3곳, 유성구 2곳, 대덕구 3곳 등 12곳의 분뇨수거업체가 운영 중이다. 분뇨수거 수수료는 정화조의 경우 750ℓ 기준으로 서·유성구가 각각 9638원, 중구가 9630원, 동·대덕구가 각각 8920원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