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으로 전하는 한글의 아름다움

붓끝으로 전하는 한글의 아름다움

서예 응용 손글씨에 감정까지 담아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창조적 예술”

  • 승인 2011-08-17 14:01
  • 신문게재 2011-08-18 2면
  • 이은미 기자이은미 기자
[중도 60년 희망 60인 릴레이 인터뷰] 8. 캘리그라피 작가 이화선씨
 
▲ '중도일보의 창간 60주년을 축하한다'며 캘리그라피 작품을 선사한 이화선씨. 글씨의 내용뿐만 아니라 모양과 여백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 '중도일보의 창간 60주년을 축하한다'며 캘리그라피 작품을 선사한 이화선씨. 글씨의 내용뿐만 아니라 모양과 여백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대전의 한 갤러리에서는 ‘표정과 이야기가 있는 손글씨’를 만날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다. ‘캘리그라피 이화선 전’. 캘리그라피 작가 이화선(41)씨가 처음으로 연 개인전이었다.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손글씨’라는 뜻을 담고 있는 캘리그라피는 서예에 디자인적인 감각을 덧입힌 시각예술라고 할 수 있다. 1,2년 전부터 여성창업붐을 타고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씨는 훨씬 전부터 캘리그라피 작업에 빠져들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서예를 배워 각종 대회에서 상도 많이 탔던 이씨는 글씨 잘 쓰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면서 대전시내 백화점의 POP디자이너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하지만 어쩐지 마음은 늘 허전했고, 흡족하지 않았다. 서체가 획일적인 POP는 작은 그릇으로 폭포수를 모두 받으려고 하는 것처럼 이씨의 다양한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 데 무리가 있었기 때문.

그래서 어릴 때 배운 서예를 응용해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들을 글씨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꽃이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듯, 같은 꽃을 보고도 다른 감정을 느끼듯 이씨는 세상과 사물에 대한 무궁무진한 감정과 마음속 얘기들을 가감 없이 붓 끝에 실었다.

이씨의 변함없는 노력이 알려지면서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그렇게 찾아온 제자들이 자신만의 서체를 찾고, 다양한 감정들을 화선지 위에 표현하는 걸 보면서 많은 보람도 느낀다.

지난 7월 개인전을 열었을 때 우리 말과 글을 모르는 외국인도 이씨의 작품을 보며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걸 보면서 이씨는 “캘리그라피야말로 글씨를 예쁘게 쓰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무수한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이씨는 이제 자신 있게 말한다. “글씨 뿐 아니라 여백까지도 수많은 얘기를 함축하고 있는 게 캘리그라피이며 외국어로 쉽게 번역되지 않는 아름다운 우리의 말과 글, 그 어감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캘리그라피라는 것이다.”

캘리그라피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이씨의 붓 끝에서 새로운 희망의 한 획이 멋지게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이화선 작가는?
1984년 학교 서예반 활동을 통해 서예에 입문, 1992년부터 지역 백화점에서 POP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대덕구평생학습원과 목원대학교 등에서 POP강사로도 활약했다. 용전동에 있는 참아트 공방에서 POP, 캘리그라피와 초크아트 강의를 하면서 다수의 도서 표지 디자인과 기업의 로고 등을 작업하고 있다. 글씨는 마음과 철학을 담아낸 흔적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붓끝을 세우고 있다.


▲ 캘리그라피는 디자인적 요소가 많은 한글자모와 쉽게 번역되지 않는 다양한 어감의 우리말을 외국에 소개하는 데 더없이 좋다고 말하는 이화선씨. 손글씨가 사라지는 시대에 자신만의 손글씨체도 찾고 자아도 찾으며 서로 소통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 캘리그라피는 디자인적 요소가 많은 한글자모와 쉽게 번역되지 않는 다양한 어감의 우리말을 외국에 소개하는 데 더없이 좋다고 말하는 이화선씨. 손글씨가 사라지는 시대에 자신만의 손글씨체도 찾고 자아도 찾으며 서로 소통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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