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설 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횡령 의혹 사건을 마무리 짓고 지난 1일 대전지검에 송치했다.
대전지검은 이 사건을 형사 1부에 배당해 경찰 수사 기록을 검토한 뒤 사법 처리 수위를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출연연 전반에 걸친 수사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인사는 이 기관의 고위관계자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5월 이 연구소 고위 관계자가 올초 서울 소재 국립대에 1억원대의 연구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주면서 수천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이는 출연연을 압수수색한 첫 사례이며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수사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출연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수리연 자체가 다른 기관으로 통폐합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2004년 수천만원 대의 항우연 예산을 허위로 청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다. 이 의혹은 항우연 내부 감사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개인 연구비 횡령이 아닌 고흥 우주센터 설립과정에서 원활한 토지 보상을 위해 관련 예산을 과다 청구했다면, 당시 고위직과의 '조율'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루머도 일고 있다.
항우연 직원이라 밝힌 내부 고발인이 해외 장비구입 과정에서 억대의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주장도 있어 항우연 측이 긴장하고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국무총리 특감 등으로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자꾸 안 좋은 소식만 들린다”며 “일부의 사례가 전체 출연연의 모습으로 비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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