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담 맞서 '슈퍼우먼' 출동

가계부담 맞서 '슈퍼우먼' 출동

자녀교육·생활비 마련위해 취업도전 급증 DIY사업, 가사·부업 동시 해결가능 '인기'

  • 승인 2011-08-16 17:45
  • 신문게재 2011-08-17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이경태 기자의 세상 돋보기 - 만능 주부시대]

▲ 9년차 주부 이숙영씨가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실 교사 지원 이후 이용할 교육자료를 점검하는 등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 9년차 주부 이숙영씨가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실 교사 지원 이후 이용할 교육자료를 점검하는 등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8살, 5살, 3살난 딸 셋을 키우는 9년차 주부 이숙영(36·천안 서북구 쌍용동)씨는 최근 인근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교실 교사지원서를 냈다. 갈수록 느는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다.

이씨는 유아교육학 전공과 어린이집 교사 경험을 살려 평소 자녀들에게 교육해왔던 '마인드 노드 사고법'과 '아이폰 일기 및 아이패드 가족앨범' 등의 신개념 교육 콘텐츠를 내세워 돌봄교실 교사에 지원한 것이다. 이씨는 “자녀들이 자라면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않다”며 “사회생활을 그만둔지 오래됐지만 새롭게 도전해서 가계에 보탬도 되고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불안으로 가계 재정이 쪼들리자 살림에 보탬도 되고 못다이룬 꿈을 실현하기 위해 취업전선에 나서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주부들이 취업전선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들의 교육비 증가때문이다.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에 사는 대학생들의 경우 토익, 토플 및 컴퓨터 관련 자격증 취득 등 학원에 100여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어린이집 및 사설 유치원 등 정부의 보육료 지원 역시 턱없이 모자란데다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부담 등 주부들의 근심은 날로 늘어만 가고 있는 형편이다.

급등하는 물가 역시 주부들을 마냥 집안일에 붙들어 놓을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마트에 나가면 오르지 않은 품목을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국제 금융시장 불안 심리 역시 언제 주름진 가계에 폭탄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계 형편을 타개하기 위해 주부들이 일자리 전선에 나서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20년 가까이 집안 살림만 해온 오모(47·대전 서구 둔산동)씨는 최근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이렇다할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씨는 “솔직히 자기소개서도 쓸 줄 몰라 당황스럽다”면서 “보험 영업이나 화장품 영업 쪽을 알아보고 있지만 잘 할 수 있을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남편 급여만으로는 살기가 어려운 만큼 주부들이 만능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부들 사이에서는 집안 살림과 일정한 수입을 함께 얻을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기도 하다.

주부 박모(40·유성구 탑립동)씨는 지난해 천연비누 제조사 자격증을 취득해 인터넷 오픈마켓에 제품을 판매중이다. 일반 비누보다 5~6배 비싼 천연비누지만 아토피 치료 목적으로 구입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한달에 수십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가정에서 비누를 만들 수 있어 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4학년 자녀 돌보기도 가능해 만족스럽다.

유성구 전민동에 있는 로얄네이처 대전교육원은 문을 연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박씨 같이 가정과 부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50여명의 주부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주부들의 일자리 찾기가 충분한 준비없이 의지만 앞세울 경우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닌 가정은 물론 일도 그르치는 '일거양실(一擧兩失)'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영 로얄네이처 대전교육원장은 “주부들이 비용을 들여 자격증 등을 취득하려고 하면서도 이후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부터 먼저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 관리와 가정의 안정 등을 생각하며 주부들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