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16일 브리핑룸에서 생활정보지 대출광고를 이용해 이를 보고 연락한 신용불량자 등을 상대로 대출선납 수수료만 받아 챙긴 일당에 대한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생활정보지 등에 불법 금융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서민들을 상대로 거액을 뜯어낸 대출 사기단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이같은 행각을 벌인 강모(35)씨 등 1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김 모(40)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4~7월 사이에 생활정보지 등에 대부업 등록업체 명의를 도용하는 수법으로 '연 7% 이자로 신용불량자도 대출이 가능하다'라는 식의 광고를 냈다.
이어 이를 보고 연락한 고모(34·여)씨 등 750여 명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으려면 수수료 명목으로 선금 10%를 먼저 입금해야 한다”, “더 많은 돈을 대출 받으려면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라는 식으로 꾀어 1회당 수만~수백만원씩 1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 등은 여수, 전주 등지의 원룸이나 여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상담, 광고의뢰, 현금 인출 등 각각의 역할을 분담했으며, 처음에는 1개 조직에서 출발해 하부 조직원에게 범행 수법을 전달하면서 6개 조직으로 외연을 확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 30여 개와 대포통장 70여 개 등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신용불량자나 일용직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었다. 실제 시장에서 생선 좌판을 하면서 결혼자금을 마련하려던 30대 여성, 출산을 앞뒀으나 변변한 직업이 없어 걱정하던 20대 미혼모, 생활비를 마련하려던 30대 대학교 일용직 여성 등이 이들의 꼬임에 빠져 거액을 뜯겼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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