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우리 아내… 그들도 때론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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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우리 아내… 그들도 때론 여자였다

지역 작가 6명, 평면·입체작품 30여점 전시 그녀들의 모습 따뜻한 정감을 담아 풀어내

  • 승인 2011-08-16 14:10
  • 신문게재 2011-08-17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아줌마 부루스'展 오늘부터 대전 롯데갤러리

▲ 조현서 作 '봄은 다시오고'
▲ 조현서 作 '봄은 다시오고'
요즈음 '아줌마'라는 말은 중년 여성, 혹은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여자들을 통칭하는 본래의 의미를 떠나, 야단스럽고 눈치 없고 극성스러운 나이 든 여자, 나아가 가족과 자신을 위해서 염치조차 과감히 던져버리는 조금은 욕심스러운 여자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엄마이며, 남편들의 아내인 세상의 모든 아줌마들이 자신만의 이름 석자로 당당함을 갖고 전시회를 연다.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아줌마 부루스'가 바로 그것.

대전 롯데갤러리는 무더위 끝자락인 17일부터 한가위 연휴에 걸쳐 '아줌마 부루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통상적인 인간과 다른 하나의 종으로도 불리는 '아줌마'들의 모습을 재치와 익살, 그리고 따듯한 정감을 담아 풀어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지역 작가 민예진을 비롯해 이인청, 전웅, 조장은, 조현서, 허경원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해 평면, 입체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아줌마들은 살아온 삶의 굴곡과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랫집 뽀글이 아줌마, 동네 마트 아줌마, 샐러리맨 최씨 부인, 뉘집 며느리, 누구누구 여사님, 나아가 버스나 지하철 혹은 시내 지하상가에서 날마다 부딪치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이웃이다.

이 같은 아줌마들은 어이없는 운전 매너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하고,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는 빈자리를 위해 몸을 날리는 전사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인청 作 '아줌마-셀카 수목원'
이인청 作 '아줌마-셀카 수목원'
또 자식을 위해 명문학군으로 이사를 꿈꾸는 엄마이며, 가족을 위해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억척스러운 가장, 떠나가는 젊음을 붙잡기 위해 피부와 몸매 가꾸기에 올인하는 유한 마담이다.

이제는 은퇴를 앞둔 폭군 남편을 여전히 건사하는 한 아내이기도 하다.

최근 아줌마는 가정경제와 소비의 주도권자로 마케팅의 주요대상이 되었고 다양하고 폭넓은 사회진출과 성공을 이루며 사회·경제적으로 강력한 파워와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문화예술계에서도 연극이나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게 있는 소재가 되는 한편으로 그 향유자이자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도 불구, 달라질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아줌마는 아직도 가슴 속에 소녀시절의 꿈과 감성을 간직한 한 사람의 여자라는 것.

이번 전시는 아줌마들의 이런저런 모습에서 나의 엄마, 나의 모습에 투영된 삶과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예진 作 '제사 지내기'
민예진 作 '제사 지내기'
무엇보다 치열하고 고된 삶을 인내로 살아온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아줌마'의 삶에 공감하며 가슴 속에 묻어 둔 크고 작은 상처들을 위로하는 시간이 된다.

전시에 참여한 전웅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어머니'에 초점을 두고 강하고 멋진 여성을 대표하는 대중적 이미지의 원더우먼과 엄마가 결합 된 원더우맘을 탄생시켜 작품으로 선보인다.

손소정 롯데갤러리 큐레이터는 “아줌마는 우리 엄마, 우리 아내들의 다른 이름이며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여기는 따뜻한 이웃이고 친구”라며 “아줌마들의 희로애락을 남다른 감수성으로 포착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아줌마의 삶을 함께 공감하고 느끼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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