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방스, 프로방스 |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와 코트 다쥐르 지역에 촘촘히 박혀 있는 보석 같은 마을들. 마르세유, 아를, 엑상 프로방스 같은 대표 마을부터 그라스, 앙티브, 에즈 같은 작은 마을까지…. 열여덟 개의 마을에서 같은 듯 다른 프로방스의 정취를 만날 수 있다.
프로방스는 유럽을 찾는 이들이 선뜻 길을 나서기에는 다소 멀었던 것이 사실이다. 배낭여행을 떠난 이들이든, 유럽을 여러 번 찾았던 이들이든 각 나라의 대표도시와 인근의 도시만을 둘러보는 데 그칠 뿐이어서 프로방스는 아주 특별한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곳처럼 여겨졌다. 그런 프로방스가 최근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프랑스 남동부 지역을 가리키는 프로방스는 분주하고 정신없는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에게 평안과 휴식, 고즈넉한 풍경과 소박하고 낭만적인 일상을 선물한다.
저자는 프로방스와 인근 지역인 코트 다쥐르까지 추천할 만한 18개 도시에 대해 먹을거리, 볼거리, 읽을거리 등 알뜰한 정보를 담아냈다.
탁월한 비주얼과 도시에 대한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프로방스에서 하루하루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프로방스를 여행지로, 잠깐 들러 찰나의 기억과 느낌만을 담아온 책들과는 다르게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일상의 풍경을 담아냈다.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마을에 가서는 벼룩시장만을 소개하지 않고, 그 벼룩시장에서 하나하나 아이템을 사모아 꿈꾸던 공간을 꾸민 젊은 카페 사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또 고흐의 흔적으로 가득한 마을에서는 고흐의 흔적만을 좇지 않고 고흐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기꺼이 이 마을에 터전을 마련한 중년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가 프로방스에서 주목한 것은 네 가지다.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풍경, 많은 예술가가 머물면서 만들어낸 예술의 향취, 그리고 소박한 사람들의 일상이다.
로마제국의 유적이 곳곳에 있고, 고흐와 샤갈, 피카소와 르누아르까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화가들의 자취를 골목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다. 박물관이나 유적지가 아닌 곳곳에서 과거와 현재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이곳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떠나고 싶은 충동으로 가슴이 뛴다.
한편, 저자는 1996년 도불해 프랑스에 살면서 에콜 쉬페리에르 드 푸블리시테에서 광고기획과 마케팅을 공부하고 KBS방송국에서 프리랜서 VJ로 프랑스 문화 체험 및 비교 프로그램을 30여 편 만들면서 여행 저널리스트가 됐다.
주요 저서로는 『유럽 백배 즐기기』, 『파리의 이런곳 와보셨어요?』, 『시크릿 유럽』, 『시크릿 도쿄』 등이 있다. 스타일북스/지은이 정기범/336쪽/1만3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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