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 |
독서편력 60년, 세계적인 희귀본 서적상이자 장서가로 알려진 저자가 '내 인생의 책들'을 통해 삶의 굽이굽이마다 그를 각성시킨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유명 희귀본들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한 전작 『톨킨의 가운』과 달리 이 책에서 저자는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적인 도서 목록을 소개한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T.S. 엘리엇의 『황무지』처럼 자타 공인 고전도 있지만, 동화책과 탐정소설, 의학서까지 저자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 책들을 키워드로 삶 전체를 회고한다.
저자는 코흘리개 시절부터 나중에 장성한 아들과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노년기까지 총망라한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책이 언급되는데, 이 책들은 그 시절의 저자를 호명한다. 곧, 그 책들과 그 독서 경험이 과거의 나,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독서 경험의 윤곽을 더듬어 가다 보면 나를 읽고 또 읽게 된다.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을 알게 되고, 나 자신을 통해 그 책들을 이해하게 된다. 이 독서 경험의 특수성은 어떤 일반론으로도 환원되지 않는다.
책에서 언급된 책들은 저작의 지적이고 개인적인 회고록의 바탕을 이룬다. 저자는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외견상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책들도 한 인간의 지적이고 개인적인 역사, 그중에서도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기나긴 탐색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북맥으로 불리는 문인이자 학자 겸 서적상, 독서인이다. 저서로는 『톨킨의 가운』, 『스테잉 업』 등이 있다. 뮤진트리/지은이 릭 게코스키·옮기이 한기찬/408쪽/1만6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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