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중 국가핵융합연구소 홍보협력실장 |
세계가 좁아질수록 인류는 공동의 운명체가 되어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에 부딪하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의 해결이나 미래에너지원의 개발과 같이 인류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 있어 협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과학 기술 분야 역시 개별 국가 혼자만의 기술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교류와 협력 없이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힘들기 때문에 기업이나 각 국가에서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조달하는 다양한 지식공유 활동으로 채운다.
이처럼 세계가 하나가 되어 협력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과학기술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핵융합에너지의 개발이다. 현재 핵융합 연구 개발의 중심 사업인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공동개발사업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선진 7개 회원국이 함께 지금까지 축적해 온 기술과 각 국의 인력, 예산 등을 공동으로 활용하여 인류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핵융합의 상용화를 최대한 앞당기려하는 국제협력사업이다.
핵융합에너지는 새로운 에너지원이자 미래 신성장 동력원으로 가치가 매우 큰 반면, 연구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이 막대하고 위험부담도 큰 거대과학 분야이다. 그래서 ITER사업과 같은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국들이 연구에 대한 결과와 지식정보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연구기간과 비용, 성과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세계와 협력을 통한 핵융합 연구 개발은 ITER 사업 뿐 아니라 국내 연구사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주목받는 최신 핵융합장치지만, 우리나라는 핵융합 장치를 이용한 연구 경험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를 빠르게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KSTAR를 국제핵융합공동연구장치로 운영하는 것이다.
KSTAR의 운전에 유럽, 미국, 일본 등 핵융합 연구 선진국가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면서 우리는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더욱 효율적인 실험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부대장치의 개발에 있어서도 다른나라와 장치를 공동 개발하거나 무상 임대 활용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협력을 통한 연구 성과는 우리나라를 핵융합 연구 주도국으로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세계 핵융합 연구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하게된다.
세계적으로 과학기술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 새로운 분야의 과학기술을 개발하는데 한 국가가 내부적인 정보와 자원만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다. 때문에 핵융합 연구와 같이 국제 협력을 통한 인적교류, 소요 비용 분담, 다각적 정보 교류, 공동연구 등을 강화할 때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과학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인류의 근본적인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국가 성장 동력원을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과학기술 분야의 국제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