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대되는 원도심 골목길 재생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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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대되는 원도심 골목길 재생사업

  • 승인 2011-08-14 14:29
  • 신문게재 2011-08-15 21면
대전시가 9월부터 2013년까지 원도심골목을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골목으로 만들기 위해 '골목길 재생사업'을 실시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대전시는 서울 삼청동 '디자인 서울거리'처럼 구도심 골목길의 공공시설물과 민간건물, 간판, 담장 등을 통합 디자인해 골목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세련되고 쾌적한 문화예술 특화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지역민과 전문가, 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골목재생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총괄계획가를 선정, 사업 전 과정에서 주민의사를 수렴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내용에 접하면서 늦은 감은 있지만, 대전시의 골목길재생사업은 지자제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바람직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는 말 그대로 지역민들이 주축이 돼 지역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드는 이념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 고장이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일본이 일찍 지방자치를 받아들여 '동네가꾸기 사업'으로 지역개발에 성공했던 전례를 보아도 지방자치시대에 걸맞은 사업은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벌써부터 지역의 문화계에서는 대전지역의 골목살리기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무엇보다 도시의 골목은 그 지역민의 삶을 체취가 짙게 배여 있는 공간이며 재개발, 재건축에 밀려 급격히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남아있는 대전의 골목길을 살려 도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바람직한 발상인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내느냐가 아닐 수 없다. 대전시가 내놓은 주요사업에는 마을골목길조성을 비롯해 가로시설물정비, 공동주차장, 벽화조성 등의 여러 사업이 망라돼 있다. 사람들이 오가고 차가 머물 수 있게 기반시설을 하겠다는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자칫 골목길의 원형을 훼손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정비사업은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화하고 대신 그 지역의 골목길이 있는 동네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살리는 사업에 치중해야 한다는 게 문화계 사람들의 생각이다. 원도심의 골목 보도블록만 갈아치우는 모습에 실망한 시민들을 또다시 실망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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