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동 건일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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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로 손바닥을 보니 실제로 땀이 축축하게 고여 있었다. 진찰한 결과,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위(胃)에 허열(虛熱)이 있고, 면역력이 떨어진 수족한(手足汗)으로 판단하고 1제를 투약하였는데 약 30% 호전된 결과를 보여 현재 치료중이다.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 20대 후반의 젊은 청년이 병원을 방문했다. 오래 전부터 조금만 움직이거나 신경질이 나면 얼굴에서 땀이 줄줄 흘러 일하는데 지장이 있고, 사회생활 하는데도 불편하다고 한다. 이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여 심장(心臟)이 허(虛)하게 되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답답하며,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면 열이 얼굴로 올라 머리나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르는 두한(頭汗) 증상으로 치료중이다.
땀은 피부의 건조를 막고, 기온이 오를 때나 운동에 의해 열이 날 때 체온조절을 위해 전신에 땀이 나며, 긴장했을 때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에서 땀이 난다. 한의학적으로 기육(肌肉:근육)이 견고(堅固)하지 못하고 주리(땀구멍을 포함하여 피부에 있는 모든 구멍)가 성글면 땀이 많다. 그럼 기육이 견고한지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엉덩이나 장딴지, 종아리, 팔뚝 등이 견고하지 못하고 무늬가 분명하지 않으면 기육이 견고하지 못하고 피부가 거칠며 치밀하지 못하면 주리가 성근 것이다. 이는 같은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였는데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 있고,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경우가 있음을 말한다.
또 여고생 사례에서 보듯 시험 때만 되면 모든 학생이 긴장을 하게 되는데 누군 손·발바닥이 땀이 많고, 누군 그렇지 않는 것은 위에서 말한 기육과 주리의 문제로 야기된 체질적인 문제와 신경이 과민하여 땀이 많은 것으로 본다. 어떤 사람은 땀이 많아 몸이 습해서 고민이고, 어떤 사람은 땀이 없어 피부가 건조하며 양말이 겉돌아 고생하는 사람들도 본다.
모든 것이 적당하고 장기(臟器)의 균형이 유지될 때 건강한 것이다. 병적으로 땀이 많다는 것은 오장육부(五臟六腑)가 허(虛)할 때, 허열(虛熱)이 있을 때, 장부(臟腑)의 기능이 불균형일 때다. 특히 땀이 나는 것은 심(心)과 밀접하므로 수족한(手足汗)이나 두한(頭汗)의 경우는 심리적인 소인과 관계가 깊다고 볼 수 있다. 위의 예 이외에도 땀의 종류는 밤에만 땀이 나는 도한(盜汗),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르는 자한(自汗), 한쪽편만 땀이 나는 편한(偏汗), 겨드랑이에만 땀이 나는 액한(腋汗), 찬밥을 먹어도 땀이 나는 두한(頭汗), 사타구니에만 땀이 나는 음한(陰汗) 등이 있다.
땀이 많이 나니까 몸이 허(虛)한 원인으로만 생각하여 각종 영양제나 인삼제품, 개소주 등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가지 증상을 비교하여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을 함부로 먹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여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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